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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예테크(예금과 재테크의 합성어)족’과 이자 생활자가 정기예금에서 이탈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로 11회 연속 동결하면서 갈 길 잃은 자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틈새를 노려 고객 잡기에 나선 은행들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고금리 상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숨은 이자를 찾는 짠테크족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금리 인하가 요원한 가운데 알토란 예·적금을 찾아 나선 이들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관망할지, 짠테크족 대열에 뛰어들지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기준금리 밑도는 예금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단리 상품 기준)의 평균 금리는 연 3.58%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정기예금인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연 3.30%)을 비롯해 9개 예금 상품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돈다. 적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은행이 판매하는 총 39개 적금(12개월 만기 단리 자유입출금식 상품 기준)의 평균 이자는 연 4.6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연초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고 있지만 예·적금 상품 금리는 조금씩 내려가는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 금리는 연 3.50~3.60%로 기준금리와 엇비슷한 수준에 그친다. 한은은 지난달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 20% 특판 예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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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요구불예금에 몰리면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올해 1분기에만 31조원 넘게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가뭄에 단비 같은 특판 예금에 눈을 돌리는 이도 상당하다.

대구은행은 최고 연 20% 금리를 지급하는 단기 적금 상품을 출시한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 인가를 받은 것을 기념해서다. 적금 판매 기간은 대구은행에서 ‘아이엠(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는 이달 5일부터 7월 7일까지다. 32만 계좌 한정 판매 상품으로 한 번에 1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총 60회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 연 4%에 매일 납입하면 데일리 우대금리(최고 연 6%)와 플러스 우대금리(최고 연 10%)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은 5만 계좌 한정으로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위비프렌즈 적금’을 판매 중이다. 100일 동안 저축하는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모바일 뱅킹 앱 ‘우리 WON 뱅킹’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하루 최대 3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3.5%로 적립금 100만원을 넘으면 만기 때 연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짠물 이자에 파킹통장으로 눈길

쏠쏠한 금리 혜택을 주는 통장이 자취를 감추면서 갈 곳 잃은 자금이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 통장)에 몰리고 있다. 공모주 청약 환불금과 청약 예비자금 등을 잠시 맡겨두기 위해 파킹통장을 찾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고물가 등으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탓에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기 어려운 이도 똘똘한 파킹통장을 찾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선 SC제일은행이 연 3%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내놨다. ‘제일 EZ통장’은 그동안 제일은행과의 거래가 없던 고객이라면 별다른 조건 없이 연 3.1% 이자를 준다. 수협은행 ‘SH 매일 받는 통장’도 비슷한 구조다. 예금이 1000만~1억원인 고객은 연 2.0% 이자를 적용받지만, 1억원 이상 뭉칫돈을 넣은 고객은 연 0.1%로 금리가 확 낮아진다. 첫 거래 고객은 마케팅 동의 시 최대 연 3.0%를 받을 수 있다.

지방은행도 다양한 파킹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은행 ‘365 파킹통장’은 단기 소액을 맡기는 고객에게 유리하다. 1000만원 이하 금액에 가장 높은 연 3.0% 금리를 준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가입한 고객에 한해 6개월간 우대금리 0.5%포인트를 적용해 최대 연 3.5% 이자를 책정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