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수명과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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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목표가 의미가 없다
A영업 회사의 임원 대상의 성과 관리 강의 중에 한 명이 질문을 한다. “목표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는데, 목표 수립이 의미가 없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그렇게 생각하는 근본원인이 무엇이냐 반문하였다. 수명 업무가 너무 많아 목표가 의미가 없다고 한다. 매일 아침 대표와 미팅을 하는데, 새로운 과제가 지시되고, 성격도 급해 빨리 결과를 보고하라고 한다. 목표는 1조 달성이라는 회사 목표만 있고, 당초 자신의 본부에서 생각했던 하고자 했던 목표는 잊혀졌고, 직원 육성과 조직 활성화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대부분 기업의 실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수립하고 과정관리를 하면서 달성해내야 한다. 중간중간 수시로 떨어지는 수명 업무에 대한 조치가 조직장의 역량 아닐까?
목표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수명 업무에 매달린다면 임원으로서 역할과 해야 할 바를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보완을 해야 하는 임원이 보좌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아니 제대로 된 보좌도 아니다. 시키면 시키는 것을 실행하는 담당자 수준이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명업무에 대한 조치 어떻게 할 것인가?
A팀과 B팀은 매우 관계가 좋았고 협업이 잘되고 있었다. 직속 상사였던 김부문장이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소통이었다. 열린 마음과 역지사지를 강조하며 경청하기를 좋아했다. 조직이나 구성원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차 한 잔하자고 하며 많이 들어주고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한다. 진정성 있는 그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부문장을 신뢰하며 따르는 편이었다. 김부문장은 기획전략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하여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 온 이부문장은 원칙이 없는 과격한 행동주의 리더였다. CEO와 본부장 앞에서는 전형적인 ‘YES MAN’이었다. 자신의 부서가 담당할 수 없는 지시사항에 대해서도 그 자리에서 “예, 알겠습니다”고 한다. 팀장들을 모아놓고 바쁜 팀장이 누구냐 묻는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어느 한 팀장을 지명하며 수명한 지시를 빨리 수행하라고 한다. 그 업무는 누가 봐도 A팀장이 하는 것이 더 옳은데, 그런 고려가 없다. 그 자리에서 저희 팀이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왜 아까 말하지 않고, 지금 불만하냐며 시킨 대로 하라는 식이다. 지시사항에 원칙이 없으니 팀장들 간의 좋은 관계에 갈등이 생기며 협업이 잘되던 조직에 불만이 발생한다. 팀원들이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냐 불만이다. 더 심각한 것은 다른 팀의 일을 도와주지 않는다. 괜히 일이 잘못되면 큰 질책을 받기 때문이다.
CEO가 갑자기 호출한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호출을 당하면 당황스럽다. 주변에 무슨 일 있는가 물어도 영문을 모른다. 급히 올라가면 CEO가 많이 화가 난 상태이다. “인사 팀장, 우리 간부들이 정신이 없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악착 같은 맛이 없어. 왜 그런 것 같아?” 무슨 말을 하겠는가? 침묵하고 있으면 엄청난 지시가 떨어진다. “인사팀장, 1달 안에 임원들이 도전과 악착 같은 실행을 하도록 안을 만들어 그 결과를 보고해” 내려와 팀원들에게 CEO의 지시사항을 요청할 수가 없다. 머리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른다. 조심스럽게 팀원이 다가와 무슨 일이냐 묻는다. 함께 회의 좀 하자고 회의실을 정해 이동한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팀원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갑작스럽게 지시 받은 수명과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조직장이라면 수명 사항에 대한 판단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칫 잘못 지시하면 조직과 구성원이 갈등이 생기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수명 업무에 대해서는 3가지 원칙을 정해 처리하면 어떨까?
첫째, 담당 조직의 역할과 책임이 아닌 타 조직의 과제를 지시 받았다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한다. 상사의 지시에 무조건 “예, 알겠습니다”가 아닌 그 배경이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담당 부서와의 갈등은 불 보듯 명확하기 때문이다. 타 팀에게 지시할 만큼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조심스럽게 실행하지만, 그것이 아닌 경우에는 담당 부서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둘째, 조직의 역할과 책임이 아닌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모습, 큰 틀, 중점 내용을 파악한 후,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담당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중요하고 난이도가 있는 과제라면 우수 핵심인력이 담당하게 해야 한다. 만약 회사가 해야 할 일이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수준이라면 조직 내 중간 정도 하는 담당자가 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셋째, 상사로부터 직접 지시 받은 수명 업무는 다른 업무보다 먼저 마무리하고 보고하는 것이 좋다. 상사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명업무가 많은 것은 그만큼 인정을 받고 중요한 부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명업무는 절대 연간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간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수명 업무는 지시한 상사가 반드시 기억한다. 자신에게 부과된 과제는 최대한 신속하고 성과 높게 실행해야 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리더가 힘든 이유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A영업 회사의 임원 대상의 성과 관리 강의 중에 한 명이 질문을 한다. “목표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는데, 목표 수립이 의미가 없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그렇게 생각하는 근본원인이 무엇이냐 반문하였다. 수명 업무가 너무 많아 목표가 의미가 없다고 한다. 매일 아침 대표와 미팅을 하는데, 새로운 과제가 지시되고, 성격도 급해 빨리 결과를 보고하라고 한다. 목표는 1조 달성이라는 회사 목표만 있고, 당초 자신의 본부에서 생각했던 하고자 했던 목표는 잊혀졌고, 직원 육성과 조직 활성화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대부분 기업의 실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수립하고 과정관리를 하면서 달성해내야 한다. 중간중간 수시로 떨어지는 수명 업무에 대한 조치가 조직장의 역량 아닐까?
목표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수명 업무에 매달린다면 임원으로서 역할과 해야 할 바를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보완을 해야 하는 임원이 보좌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아니 제대로 된 보좌도 아니다. 시키면 시키는 것을 실행하는 담당자 수준이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명업무에 대한 조치 어떻게 할 것인가?
A팀과 B팀은 매우 관계가 좋았고 협업이 잘되고 있었다. 직속 상사였던 김부문장이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소통이었다. 열린 마음과 역지사지를 강조하며 경청하기를 좋아했다. 조직이나 구성원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차 한 잔하자고 하며 많이 들어주고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한다. 진정성 있는 그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부문장을 신뢰하며 따르는 편이었다. 김부문장은 기획전략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하여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 온 이부문장은 원칙이 없는 과격한 행동주의 리더였다. CEO와 본부장 앞에서는 전형적인 ‘YES MAN’이었다. 자신의 부서가 담당할 수 없는 지시사항에 대해서도 그 자리에서 “예, 알겠습니다”고 한다. 팀장들을 모아놓고 바쁜 팀장이 누구냐 묻는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어느 한 팀장을 지명하며 수명한 지시를 빨리 수행하라고 한다. 그 업무는 누가 봐도 A팀장이 하는 것이 더 옳은데, 그런 고려가 없다. 그 자리에서 저희 팀이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왜 아까 말하지 않고, 지금 불만하냐며 시킨 대로 하라는 식이다. 지시사항에 원칙이 없으니 팀장들 간의 좋은 관계에 갈등이 생기며 협업이 잘되던 조직에 불만이 발생한다. 팀원들이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냐 불만이다. 더 심각한 것은 다른 팀의 일을 도와주지 않는다. 괜히 일이 잘못되면 큰 질책을 받기 때문이다.
CEO가 갑자기 호출한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호출을 당하면 당황스럽다. 주변에 무슨 일 있는가 물어도 영문을 모른다. 급히 올라가면 CEO가 많이 화가 난 상태이다. “인사 팀장, 우리 간부들이 정신이 없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악착 같은 맛이 없어. 왜 그런 것 같아?” 무슨 말을 하겠는가? 침묵하고 있으면 엄청난 지시가 떨어진다. “인사팀장, 1달 안에 임원들이 도전과 악착 같은 실행을 하도록 안을 만들어 그 결과를 보고해” 내려와 팀원들에게 CEO의 지시사항을 요청할 수가 없다. 머리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른다. 조심스럽게 팀원이 다가와 무슨 일이냐 묻는다. 함께 회의 좀 하자고 회의실을 정해 이동한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팀원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갑작스럽게 지시 받은 수명과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조직장이라면 수명 사항에 대한 판단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칫 잘못 지시하면 조직과 구성원이 갈등이 생기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수명 업무에 대해서는 3가지 원칙을 정해 처리하면 어떨까?
첫째, 담당 조직의 역할과 책임이 아닌 타 조직의 과제를 지시 받았다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한다. 상사의 지시에 무조건 “예, 알겠습니다”가 아닌 그 배경이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담당 부서와의 갈등은 불 보듯 명확하기 때문이다. 타 팀에게 지시할 만큼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조심스럽게 실행하지만, 그것이 아닌 경우에는 담당 부서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둘째, 조직의 역할과 책임이 아닌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모습, 큰 틀, 중점 내용을 파악한 후,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담당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중요하고 난이도가 있는 과제라면 우수 핵심인력이 담당하게 해야 한다. 만약 회사가 해야 할 일이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수준이라면 조직 내 중간 정도 하는 담당자가 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셋째, 상사로부터 직접 지시 받은 수명 업무는 다른 업무보다 먼저 마무리하고 보고하는 것이 좋다. 상사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명업무가 많은 것은 그만큼 인정을 받고 중요한 부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명업무는 절대 연간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간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수명 업무는 지시한 상사가 반드시 기억한다. 자신에게 부과된 과제는 최대한 신속하고 성과 높게 실행해야 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리더가 힘든 이유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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