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국산 모바일 게임이 여전히 인기를 끌며 게임사의 흑자 전환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장수 PC 게임을 모바일로 재탄생시키는 시도도 주목받는다.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여전히 건재한 모바일 장수 IP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달 출시 10주년을 맞은 턴제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가 실적을 이끌었다. 컴투스의 분기 흑자는 2022년 4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이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데브시스터즈도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매출은 595억원, 영업이익은 81억원을 기록했다.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장수 지식재산권(IP)이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출시 9년째를 맞은 달리기 액션 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비롯해 동일 IP를 활용한 RPG ‘쿠키런: 킹덤’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분기도 출시 11주년을 맞은 ‘쿠키런’ 업데이트를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NHN도 장수 모바일 게임의 인기로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은 NHN플레이아트의 퍼즐 게임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는 2018년 이후 분기 최고 매출을 냈다. NHN의 또 다른 인기 퍼즐 게임 ‘요괴워치 뿌니뿌니’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 게임은 올해 10월 출시 9주년을 맞는다. NHN의 1분기 모바일 게임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80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장수 모바일 게임의 공통점으로 해외 이용자 기반을 꼽는다. 컴투스는 지난달부터 전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게임 이용자를 위한 오프라인 행사 ‘서머너즈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선전, 인도네시아 세마랑에서 행사를 열었으며 7월까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13개국 18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NHN의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와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월 크래프톤과 쿠키런의 인도 출시를 위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바일로 넘어오는 장수 IP들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3월 발간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의 매출 비중은 58.8%에 달한다. PC 게임과 PC방, 콘솔 게임 매출은 각각 26.1%, 8.4%, 5%였다.

모바일 게임 영향력이 건재한 가운데 장수 PC 게임을 모바일로 재단장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넥슨은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마비노기’ IP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해석한 ‘마비노기 모바일’을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로 출시 19주년인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 또한 최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엠게임은 13~24일 ‘귀혼M’ 베타테스트를 원스토어에서 실시했다. 귀혼M은 2005년 출시된 무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귀혼’의 모바일 버전으로 올여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브이파이브게임즈는 16일 ‘라테일’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라테일 플러스’를 선보였다. 액토즈소프트는 2006년 라테일을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장수 모바일 게임의 리뉴얼과 IP 활용도 활발하다. 라인게임즈는 ‘드래곤 플라이트’ 리뉴얼 버전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스마트폰 보급기인 2012년 출시돼 큰 인기를 얻은 모바일 액션 슈팅 게임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모두의 마블’ 한국 버전 출시 10주년을 기념한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버전의 10주년 행사를 연다. 올해 10주년인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는 8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그 대신 IP를 계승하는 신작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