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둘도 없는 사이·레이먼드 카버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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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그림들
▲ 둘도 없는 사이 =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백수린 옮김.
'제2의 성'을 쓴 프랑스의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실존주의 철학자였던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의 미발표 유작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동성 친구 '앙드레'(본명 엘리자베스 라쿠앵)와 그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남겼다.
앙드레와 실비(보부아르의 작중 이름)는 아홉 살에 학교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한 몸처럼 붙어 지내며 영혼의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앙드레는 스물한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숨을 거두고 만다.
"오늘 밤, 내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은, 네가 죽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살아 있기 때문일까? 이 이야기를 너에게 바치고 싶지만 나는 네가 더 이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실비와 앙드레의 관계는 우정에 가까운 사랑, 사랑에 가까운 우정, 그 둘 다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생전에 출간되지 못하다가 사후 30년이 훌쩍 넘은 2020년에야 그녀의 수양딸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공개됐다.
생전에 만족스럽지 못했던 원고를 스스로 없애버리기도 했던 보부아르는 이 소설의 원고는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문학 번역가이기도 한 소설가 백수린이 유려한 문장으로 옮겼다.
RHK. 244쪽. ▲ 레이먼드 카버의 말 = 마셜 브루스 젠트리·윌리엄 L. 스틸 엮음. 고영범 옮김.
'대성당',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이야기하는 것' 등의 작품들을 남긴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1938~1988)의 인터뷰집이다.
글쓰기에 관한 생각들과 작가가 바라봤던 당대 미국의 문학 풍경 등 문학 얘기는 물론, 가난했던 유년, 이른 결혼과 아이들을 부양해야 했던 젊은 시절, 그 후 이어진 알코올 의존증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들까지 카버의 삶과 문학을 깊이 살펴볼 수 있는 24편의 인터뷰가 실렸다.
가난하고 누추하고 한없이 낮은 곳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들은 그의 작품들과 똑 닮았다.
"이런 인생들이 써야 할 가치가 있는 인생들이죠.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생이요.
제가 해온 대부분의 경험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이 성공하지 못하는 인생과 관련 있어요.
"
마음산책. 508쪽. ▲ 프란츠 카프카의 그림들 = 안드레아스 킬허 편저. 민은영 옮김.
올해로 타계 100주기를 맞은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시각예술가로서의 면모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새롭게 공개된 그림들뿐 아니라, 영국 옥스퍼드, 오스트리아 빈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던 카프카의 소묘화 전작을 제작·시기와 유형에 따라 정리해 최대한 원화 크기에 맞춰 컬러로 실었다.
카프카의 그림들은 몇 개의 간단한 선만으로 인체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은 많은 경우 동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고, 현실의 육체는 구현할 수 없는 도약의 움직임도 보여준다.
나아가 인간의 육체는 허공에서 곡예를 부리거나, 바닥 위에 둥둥 떠 있는 발로 균형을 잡기도 하는 등 중력을 거스르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흔히 '심판', '변신, '성' 등의 소설을 쓴 소설가로만 알려진 카프카의 화가로서의 면모를 그가 남긴 모든 그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카프카 연구의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킬허가 카프카의 그림과 글이 맺는 미학적 연관성에 관해 쓴 글과, 카프카의 그림에서 인간의 몸이 예술적으로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고찰한 미국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의 글도 함께 실렸다.
문학동네. 372쪽.
/연합뉴스
'제2의 성'을 쓴 프랑스의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실존주의 철학자였던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의 미발표 유작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동성 친구 '앙드레'(본명 엘리자베스 라쿠앵)와 그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남겼다.
앙드레와 실비(보부아르의 작중 이름)는 아홉 살에 학교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한 몸처럼 붙어 지내며 영혼의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앙드레는 스물한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숨을 거두고 만다.
"오늘 밤, 내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은, 네가 죽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살아 있기 때문일까? 이 이야기를 너에게 바치고 싶지만 나는 네가 더 이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실비와 앙드레의 관계는 우정에 가까운 사랑, 사랑에 가까운 우정, 그 둘 다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생전에 출간되지 못하다가 사후 30년이 훌쩍 넘은 2020년에야 그녀의 수양딸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공개됐다.
생전에 만족스럽지 못했던 원고를 스스로 없애버리기도 했던 보부아르는 이 소설의 원고는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문학 번역가이기도 한 소설가 백수린이 유려한 문장으로 옮겼다.
RHK. 244쪽. ▲ 레이먼드 카버의 말 = 마셜 브루스 젠트리·윌리엄 L. 스틸 엮음. 고영범 옮김.
'대성당',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이야기하는 것' 등의 작품들을 남긴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1938~1988)의 인터뷰집이다.
글쓰기에 관한 생각들과 작가가 바라봤던 당대 미국의 문학 풍경 등 문학 얘기는 물론, 가난했던 유년, 이른 결혼과 아이들을 부양해야 했던 젊은 시절, 그 후 이어진 알코올 의존증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들까지 카버의 삶과 문학을 깊이 살펴볼 수 있는 24편의 인터뷰가 실렸다.
가난하고 누추하고 한없이 낮은 곳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들은 그의 작품들과 똑 닮았다.
"이런 인생들이 써야 할 가치가 있는 인생들이죠.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생이요.
제가 해온 대부분의 경험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이 성공하지 못하는 인생과 관련 있어요.
"
마음산책. 508쪽. ▲ 프란츠 카프카의 그림들 = 안드레아스 킬허 편저. 민은영 옮김.
올해로 타계 100주기를 맞은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시각예술가로서의 면모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새롭게 공개된 그림들뿐 아니라, 영국 옥스퍼드, 오스트리아 빈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던 카프카의 소묘화 전작을 제작·시기와 유형에 따라 정리해 최대한 원화 크기에 맞춰 컬러로 실었다.
카프카의 그림들은 몇 개의 간단한 선만으로 인체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은 많은 경우 동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고, 현실의 육체는 구현할 수 없는 도약의 움직임도 보여준다.
나아가 인간의 육체는 허공에서 곡예를 부리거나, 바닥 위에 둥둥 떠 있는 발로 균형을 잡기도 하는 등 중력을 거스르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흔히 '심판', '변신, '성' 등의 소설을 쓴 소설가로만 알려진 카프카의 화가로서의 면모를 그가 남긴 모든 그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카프카 연구의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킬허가 카프카의 그림과 글이 맺는 미학적 연관성에 관해 쓴 글과, 카프카의 그림에서 인간의 몸이 예술적으로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고찰한 미국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의 글도 함께 실렸다.
문학동네. 37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