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폭력 즉각 중단" 촉구…韓·美·EU 등도 우려 표명 공동성명
미얀마 서부서 로힝야족 난민 4만5천명 추가발생…내전 속 피해 급증
미얀마 내전이 격화하면서 로힝야족 난민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미얀마군과 반군의 교전 격화로 최근 로힝야족 약 4만5천명이 방글라데시 접경 지역으로 탈출해 난민이 됐다고 전날 밝혔다.

엘리자베스 트로셀 OHCHR 대변인은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의 교전이 벌어지는 라카인주에서 공습, 방화, 총격 등 최근 몇주 동안 충격적인 폭력 사태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군뿐만 아니라 AA가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대하고 공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OHCHR은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요구하며 "민간인은 정체성에 따른 어떤 차별도 없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한국, 뉴질랜드, 스위스 등은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미얀마 민간인 피해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은 지난해 10월 27일 북동부 샨주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AA는 서부 지역에서도 미얀마군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19일 AA는 라카인주 거점 도시인 부띠다웅의 모든 기지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부띠다웅 인구 90% 이상을 차지하는 로힝야족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오래전부터 탄압받았다.

특히 2017년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있는 로힝야족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