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훈련사 강형욱 / 사진=한경DB
동물 훈련사 강형욱 / 사진=한경DB
"훈련 전날엔 굶겨서 데리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이끄는 보듬컴퍼니에서 훈련할 때 "굶기면서 한다"는 폭로가 나왔다.

올해 초까지 보듬컴퍼니에서 진행하는 반려견 훈련 시스템인 '보듬교육'에 참여했다는 A씨는 "'개통령' 강형욱을 믿고, 지인의 추천으로 보듬을 선택 했지만 실망스러운 지점이 여럿 있었다"며 "그중 가장 큰 부분이 '과연 견종에 대한 이해와 반려견에 대한 존중이 있는가'였다"면서 훈련에 임하기 전 "굶겨서 데리고 오라"는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보듬컴퍼니는 강형욱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그 스스로 "어릴 때 어렵게 훈련사로 생활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것을 다 이루려 했던 곳"이라고 밝혀 왔다. 특히 강형욱이 여러 방송에서 반려견 훈련을 진행하며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강조했던 '혼내지 않아도, 혼나지 않아도 되는 반려견 교육'을 선보인다고 알려져 반려견을 돌보는 보호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간식으로 애들을 조종하기 위해 훈련 전 굶겨서 데리고 오라고 하는 게, 보듬 견주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이 나오는 부분이었다"며 "저희 아이를 담당하는 훈련사님이 좋으시고, 저 역시 전날 굶기며 훈련을 데리고 가지 않았지만, 훈련은 잘 받았다. 진짜 문제견은 배고프게 해서 간식으로 보상하는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겠지만, 모든 개에게 그러는 건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훈련 뿐 아니라 강형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촬영 시에도 "곁에 두고, 간식으로 유도해 촬영해야 하니 전날부터 굶겨서 데려오세요"라고 안내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보듬교육 도중에 환불받았다는 B씨는 "사람이 먹는 소시지로 훈련하려는 모습을 보고 바로 환불했다"며 "수백만원의 수강권이 환불하려니 몇십만원이 됐지만, 이런 곳에서 배울 게 없을 거 같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강형욱 훈련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견공, 혹은 유명인의 반려견과 보듬교육 도중에 수강했던 다른 수강자들의 반려견을 차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신 개가 살생을 할 것"이라는 막말이나, 강아지들끼리 다툼이 일어나자 "번쩍 들어 펜스로 집어던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대형 견종을 키우는 견주에게는 견종의 특성과 상관없이 "맹견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강요하면서, 유럽에서는 반려견의 불안감 조성과 건강 문제로 사용이 금지된 '초크체인' 사용을 제안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초크체인은 길이가 조절되는 체인 형태의 목줄이다. 강아지가 지나치게 흥분해 앞으로 달려나가는 행동을 하면 체인을 당겨 목이 졸리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부정 자극으로 개의 행동을 통제해 반려견 훈련시 많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들도 나오고 있다.

한 견주는 "유튜브 채널에서 '견종백과'라는 코너를 운영할 만큼 각 견종의 특성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덩치만 크면 무조건 '맹견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하니 신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다"며 "문제견에 대해 강력하게 훈련해야 하는 건 맞지만, 수백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보듬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반려견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 아니겠나. 강력한 문제견 사례를 일반화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지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보듬컴퍼니
/사진=보듬컴퍼니
/사진=보듬컴퍼니
/사진=보듬컴퍼니
강형욱의 프로답지 않은 모습을 지적한 후기도 공개됐다. 보듬컴퍼니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1월 26일 게재된 호수공원 산책 모임 후기 글에는 "훈련도 아니었던 그저 강형욱의 팬미팅같은 교육"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훈련은 '공원에서 모여 산책하며 다양한 생활 교육을 진행하는 그룹 레슨'으로 강형욱이 참여해 90분 동안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글 작성자는 "여러 마리 강아지 모여서 단체로 런웨이 하는 거 밖에 더 있냐"며 "산책 중간중간 훈련사가 돌아다니며 산책에 대한 조언이나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을 원했던 건데, 그런 부분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팬미팅하듯 사진이나 찍고, 선두 그룹과 잡담이나 하고. 최소한 돈(그룹레슨권) 받고 하는 수업이라면 수업다운 모습을 보여주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듬컴퍼니는 지난해 전체 매출은 48억6678만원에서 87%를 차지하는 42억1369만원의 매출을 올린 보듬교육 사업을 종료한다. 보듬컴퍼니 측은 올해 1월 16일 보듬교육 수강 견주들에게 "내부 사정으로 오는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반려견 교육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다"며 "7월 1일 이후 남은 솔루션 기간에 대해서는 개별 환급을 진행하겠다"고 안내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