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 추악, 미쳐날뛰기' 과격 표현 총동원해 '독립 성향' 라이 총통에 십자포화
한면 털어 대만 새 총통 비난한 中기관지…"美묵인 때문" 주장도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한 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이 연일 라이 총통과 대만을 향해 날선 비판과 압박에 나서고 있다.

22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면 한 면을 통째로 대만 문제로 채웠다.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전날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회의에서 "라이칭더 부류 사람들의 민족과 조상을 배반한 추악한 행동은 경멸스럽다"고 한 언급이 첫 기사로 게재됐고, 그 뒤로는 '하나의 중국' 지지 입장을 표명한 국가들을 줄줄이 나열하며 세를 과시한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의 전날 브리핑 내용 및 신화통신의 상세 보도가 이어졌다.

또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이 라이 총통의 취임 연설을 두고 "취임 시작부터 '대만 독립'의 진면목 드러내기를 지체할 수 없었던 것이고, 극도로 미쳐 날뛰는(猖狂) 태도"라고 평가한 기사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의 '하나의 중국' 지지 인터뷰, '친중' 성향 대만 국민당의 라이 총통 비판 입장 등도 함께 실렸다.

중국중앙인민라디오(CNR)와 중국중앙TV(CCTV)는 전날부터 라이 총통과 미국을 비난하는 논평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NR은 전날 "라이칭더의 5·20 (취임) 연설은 공공연히 '양국론'(兩國論)을 팔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본질을 왜곡해 '양안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선전하면서 섬(대만) 안 민중이 중국을 증오하고 두려워하도록 선동했으며, '대륙(중국)의 군사 위협'을 대대적으로 과장했다"고 했다.

CCTV는 이날 논평에서 "일부 분석가는 라이칭더가 연설 중에 감히 이런 발언을 한 이유가 미국 측의 '묵인'과 관련 있다고 지적한다"며 "미국은 오랫동안 라이칭더를 신임하지 않기는 했지만, 그의 입을 빌려 '대만 독립' 발언을 던짐으로써 중국 대륙의 반응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CCTV는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과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음에도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만약 민주진보당(민진당) 당국과 '대만 독립' 세력이 고집스레 '독립'을 도모하기 위해 민족의 이익을 팔아넘긴다면 반드시 혹독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CTV 뉴스 채널은 이날 시간대별 모든 뉴스 프로그램에서 빠짐없이 중국 당국의 라이 총통 비난 목소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면 털어 대만 새 총통 비난한 中기관지…"美묵인 때문" 주장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