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 'EPL 우승 동화' 쓴 라니에리 감독, 현역 은퇴

8년 전 레스터 시티의 기적 같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지휘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72세의 나이로 현장에서 물러난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칼리아리는 22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구단 사령탑 라니에르 감독이 지도자 경력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칼리아리는 "라니에리 감독과 작별한다"며 "그는 마지막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시즌 세리에A 잔류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라니에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칼리아리는 8승 12무 17패로 승점 36을 쌓아 15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라니에리 감독은 구단을 통해 "이제 떠나기로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라 망설였으나 은퇴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951년생 라니에리 감독은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를 EPL 정상에 올려놓은 지도자로 축구 팬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2014-2015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다가 간신히 14위로 오르며 강등을 면한 레스터 시티는 다음 시즌 자본력을 자랑하는 '빅 클럽'을 제치고 창단 132년 만에 극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당시 영국 데일리 메일이 "레스터 시티가 5천분의 1의 확률을 극복하면서 스포츠의 가장 위대한 동화가 완성됐다"고 평하는 등 기적적인 서사로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줬다.

그러나 동화 같은 우승의 기쁨도 잠시 레스터 시티는 부족한 자본력 탓에 여타 빅 클럽처럼 전력 보강 작업에 나서지 못했고, 다음 시즌 12위로 떨어졌다.

순위가 날로 추락한 2016-2017시즌 도중 결국 레스터 시티는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했다.

EPL 우승 타이틀을 든 지 298일 만의 일이었다.

이후 낭트(프랑스), 풀럼(잉글랜드)을 거쳐 고국 이탈리아 프로축구로 돌아온 라니에리 감독은 AS로마와 UC 삼프도리아를 이끌었다.

2021년 왓퍼드 지휘봉을 잡으면서 잉글랜드 무대로 복귀했지만 3개월 만에 경질됐고,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가 칼리아리를 지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