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건물이지만 만족도 높아…스프링클러·에어컨·공기청정기 설치
1, 5∼6학년 아직 인근 학교서 수업…기존 건물 안전 정밀진단 예정
"우리교실 다시 생겨 좋아요" 화재 난 통영제석초 2∼4학년 복귀
"우리 교실이 다시 생기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

교실과 화장실이 엄청 깨끗해요.

"
21일 경남 통영시 광도면 제석초등학교 조립실(모듈러) 건물 입구에서 만난 3학년 A군은 밝은 표정으로 새 건물과 새 교실을 자랑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 3월 화재로 교실 수십 곳이 소실돼 전교생이 인근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다.

이후 2∼4학년은 지난 2일과 전날 차례로 본교로 돌아와 조립식 교실에서 다시 정상수업을 받게 되자 이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여전히 1학년은 제석초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죽림초교에서, 나머지 5∼6학년은 통학버스를 타고 인근 학교에서 수업해야 하는 실정이다.

2∼4학년이 우선 입실한 조립식 건물은 통영시와 2개 기업이 지원해 건립한 2층과 3층짜리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운동장 일부 공간을 할애해 지은 임시 시설물이지만, 조립식 건물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건물 위치나 공간 내부가 예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교실은 기존보다 세로는 짧고, 가로는 길었는데 전체 면적은 기존 시설과 비슷했다.

건물에는 교실 24개와 행정시설 등이 들어섰다.

교실 내외부에 화재에 대비할 수 있도록 스프링클러가 설치됐고, 교실에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비치돼 쾌적했다.

폐교한 도내 학교 등에서 받은 책상과 의자도 쓸만한 수준으로 보였다.

"우리교실 다시 생겨 좋아요" 화재 난 통영제석초 2∼4학년 복귀
큰 화재를 겪었지만,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충족되자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직원들은 만족하는 분위기다.

정정분 교장은 "교실이 컨테이너를 이어 붙인 형식이 아닌 전체 조립형이라 가건물 느낌이 나지 않는다"며 "2차례 공개수업을 했는데 걱정과 우려가 있던 학부모 대다수가 건물을 보고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학교에 주로 머무는 교사와 학생은 기존 시설보다 더 좋다는 반응이다.

화재 이후 다른 학교에서 수업하다가 전날부터 조립식 교실에서 수업을 시작한 김유진 교사는 "기존 교실과 차이가 없을 만큼 시설이 잘 갖춰졌고, 저와 제자들 모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며 "시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쾌적하다"고 말했다.

하루 20분씩 주어지는 중간 놀이 활동 시간에 만난 초등생들도 새 시설이 반가운 듯 밝은 표정으로 운동장을 누볐다.

복도와 운동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화장실, 계단, 교실 등이 좋다며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건물은 '교실 물건 모두 폐기' 등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고, 안전 펜스 등이 설치돼 출입이 불가한 상태다.

또 붕괴 우려 등의 이유로 안전 정밀진단을 앞두고 있다.

통영시교육지원청은 지난달 구조진단 업체와 안전진단 용역을 체결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3월 18일 오후 2시 1분께 1층 분리수거장 일대에서 불이 나 주변에 주차된 차량과 학교 건물 1∼5층까지 번지는 등 소방서 추산 15억원가량 재산 피해가 났다.

이와 관련해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학생과 교직원 심리적 치유까지 포함한 복구지원책을 발표하며 교육 정상화를 약속한 바 있다.

"우리교실 다시 생겨 좋아요" 화재 난 통영제석초 2∼4학년 복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