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자산운용 본사. /연합뉴스
키움자산운용 본사. /연합뉴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의 선구자 중 하나다. 키움운용의 전신인 LG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최초 ETF인 ‘KOSEF 200’을 출시한 것이 2002년이다. 삼성자산운용 ‘KODEX 200’과 상장일이 같다. 2014년 우리자산운용과 합병해 현재에 이른 키움운용은 어느덧 56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국내 주요 운용사로 성장했다.

○초단기 채권까지 공략

키움투자자산운용, 56조 자산 굴리는 ETF 선구자…국내 최대 국고채 상품 운용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운용의 운용자산(AUM)은 국내 42조원, 해외 14조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8위 규모다. ‘채권 명가’라는 별칭답게 채권펀드에서 유입된 자금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키움운용의 채권 관련 AUM은 펀드와 투자일임액을 합쳐 15조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신용분석 전문가로 구성된 크레딧 팀이 별도 운영돼 변동성이 큰 장세에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고금리 환경이 유지되면서 ‘키움더드림단기채권펀드’의 수탁고가 1조2000억원까지 증가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채권형 ETF의 확장도 두드러진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 종합채권 ETF 등 다양한 채권형 ETF 상장이 이어졌다. 최근엔 초단기 채권 ETF까지 출시해 증시 대기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상장 2개월 만에 4000억원의 자금을 빠르게 끌어모으기도 했다. 높은 기준금리를 반영한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장기 채권형 대비 낮은 변동성과 높은 만기수익률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고채 ETF ‘최대 규모’

기존 ETF의 인기도 굳건하다. ‘KOSEF 200TR’과 ‘KOSEF 국고채10년’ ETF는 키움운용의 든든한 두 기반으로 꼽힌다. KOSEF 200TR은 2018년 상장 당시 연 0.012%라는 획기적 저보수 전략을 내걸었다. 당시 국내 시장 코스피200 ETF의 평균 보수율은 연 0.088%였다. TR ETF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 중이던 국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노린 의사결정이었다. 현재도 투자자 관심은 진행형이다. 지난 16일 기준 KOSEF 200TR AUM은 7042억원으로 1년 전 대비 44.4% 늘었다.

KOSEF 국고채10년은 2011년 상장해 국내 대표적인 장기채 ETF 중 하나로 자리했다. 10년 만기 국고채는 원래 장외에서 기관 중심 거래가 이루어져 운용이 쉽지 않았다. 장기간 운용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KOSEF 국고채10년은 국내 국고채형 ETF 상품 중 가장 큰 AUM(4944억원·16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키움운용의 ETF AUM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키움운용의 ETF AUM은 2022년 1조8469억원에서 작년 2조7008억원으로 증가했다. ETF 수는 58종까지 확대됐다. 패시브 ETF 브랜드인 KOSEF가 43개 종목, 액티브 ETF인 히어로즈가 15개 종목이다.

○테마형 주식 ETF 강화도

최근엔 주요 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주식 ETF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KOSEF 글로벌AI반도체’ ETF가 대표적이다. 미국, 유럽, 국내 상장 종목 중 인공지능(AI) 반도체 특화 기업 15개에 집중 투자한다. 엔비디아 AMD TSMC 등 글로벌 AI 반도체 대장주 3개 종목은 60%를 담고 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케이던스와 시놉시스, 디자인하우스 업체 래티스세미컨덕터, 후공정 기업 ASE 등에도 두루 투자한다. 올들어 AI 반도체 상장사들의 주가가 전반적 상승 추세에 접어들며, 해당 ETF는 상장 3개월 만에 4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조직개편 작업도 한창이다. 키움운용은 작년 ‘ETF마케팅사업부’를 신설하고 ETF전략팀과 ETF컨설팅팀을 산하에 뒀다. ETF전략팀은 신상품 확장과 기존 상품 관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ETF컨설팅팀은 기관에 대한 밀착 마케팅을 강화하고,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브랜드 및 상품 인지도를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ETF사업부’를 신설해 이 조직들을 다시 배치했다. 기존 ETF전략팀과 ETF컨설팅팀, ETF운용팀을 사업부 내에 편재시킨 것이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ETF 시장에선 신속한 실행력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며 “기관과 개인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과 상품을 꾸려 성장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