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밸류업보다 낫네"…실적 발표 후 보험주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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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KRX 보험 지수 8.22% 뛰어
호실적·주주환원 기대감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증시 부양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도 빛을 못 보던 보험주들이 실적 발표 이후 강세다. 1분기 대부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다 하반기 주주 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보험 지수는 8.22% 급등했다. 지수는 지난 2월26일 정부의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올 3월엔 2.56% 하락, 4월엔 0.71% 소폭 상승했다. 밸류업 세부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지난 2일엔 2.84% 떨어졌고 이튿날에는 0.58%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의 대대적인 증시 부양책 발표에도 오락가락했던 보험주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14일 실적 발표를 한 국내 대형 4개 손해보험사는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7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실적 발표와 함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계획을 발표해 주목 받았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도 1분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5834억원으로 30.4% 껑충 뛰었다. 메리츠화재도 별도 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 4909억원으로 23.8% 증가했고, 현대해상 역시 1분기 전년보다 51.4% 급증한 47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보험사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삼성화재는 실적 발표 이후 이틀간(14일~16일)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고 17일엔 장중 38만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D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12.47% 급등했다. 이달 들어 각각 19.67%, 37.57씩 뛰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이 51.4% 늘어난 현대해상도 이달 7.50% 올랐다.

보험주들은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주로 당초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여겨졌으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었다. 내수 한계,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성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최근 보험사들이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내고 밸류업 정책 기조에 발맞춰 기업가치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비율)이 높다는 점도 기대 요인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다. 현재 보험사들은 자본비율이 법적 규제 범위인 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삼성화재(270%), DB손해보험(230%), 현대해상(160%), 한화손해보험(170%) 등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수익성과 성장성을 나타내는 보험사의 선호도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보험업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업종 최선호주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을 꼽았다. 하반기 실질적으로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보험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 11곳이 삼성화재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삼성화재에 대한 목표주가(44만원)를 가장 높게 제시한 임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목표 제시했고, 현금배당 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대비 상당히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DB손해보험에 대해 목표가를 상향 조정한 곳은 8곳으로 나타났다. 목표가를 13만9000으로 가장 높게 올려잡은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8월 새로운 자본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2026년까지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6%에서 18.3%로 변경한다. 안정적인 실적과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밖에 증권가는 삼성생명과 현대해상의 목표주가를 각각 최고 13만원(하나증권), 5만8000원(한화투자증권)으로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향후 실적 개선 및 주주 환원 확대 가능성을 고려했고, 현대해상은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목표주가는 현 주가 수준 대비 각각 46.23%, 72.36%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