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일 미정에도 "수낵·스타머 모두 선거전 모드"
올해 하반기 영국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에 있는 제1야당 노동당이 16일(현지시간)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잉글랜드 에식스에서 한 연설에서 "보수당이 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것들을 당장 고칠 수는 없지만, 우리를 앞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건 변화한 노동당"이라며 핵심 공약 6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지출 규정을 엄격히 지키는 등 경제 안정에 노력하고, 국경안보본부 신설로 불법 이민을 막겠다고 밝혔다.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의 긴 대기 문제를 해소하고, 공기업 '그레이트 브리튼 에너지'를 신설해 청정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또한 지역 경찰력 강화로 반사회적 행위를 단속하고, 사립학교에 대한 부가가치세(20%) 면제를 폐지해 해당 재원으로 교사 6천5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은 지난 14년간 집권해온 보수당에 20%포인트 앞서고 있다.

보수당 소속의 리시 수낵 총리가 총선일을 발표해야 5주간의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되는데, 수낵 총리는 하반기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총선 시기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집권 구상을 발표한 스타머 대표나 지난 13일 연설에서 안보 위협을 강조하며 노동당을 공격한 수낵 총리 모두 사실상 선거전 모드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날 흰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카드에 적힌 공약을 발표한 스타머 대표의 모습은 1997년 총선에서 보수당을 상대로 압승하기 전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따라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스타머 대표는 블레어 전 총리가 10년간 집권하며 노동당의 3차례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모방은 아니다.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2024년의 것이며 우리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공약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규모나 수준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에도 "우리에겐 첫걸음이 필요하다"며 "이 첫 단계로써 우리는 노동당과 함께 나라를 재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