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탄에 반사이익 기대감…이차전지·반도체·태양광株 동반 랠리
중국 성장 차단 전략 영향은 반반…"기업·산업별 기회·위험요인 파악 중요"
[마켓톺] 미·중 고래싸움에 덕볼까?…어부지리 vs 김칫국
16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물가 상승이 둔화한 것이 확인되면서 안도 랠리를 펼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66포인트(0.83%) 상승한 2,753.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연고점인 2,757.09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장중 2,770선까지 오르는 등 투자 심리 개선이 확인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금융주, 조선, 바이오 등 다양한 업종이 함께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었는데, 특히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한 업종의 동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한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크게 올리기로 했다.

반도체와 태양 전지의 관세는 50%로, 철강·알루미늄 및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관세는 25%로 대폭으로 상향조정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과의 공급망 연계로 인해 국내 기업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시장은 일단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증권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세 인상이 중국의 관련 산업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고 상징성이 더 큰 조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성장산업에서 중국기업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것을 전적으로 막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인 듯하다"며 "트럼프 정권 때처럼 대대적인 무역 분쟁이 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과 산업을 타겟팅한 분쟁이 거세질 것이니만큼 우리 기업들의 틈새 기회와 위험 요인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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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세 폭탄'이 떨어지자 에코프로비엠(2.61%), 에코프로(2.96%)는 물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8.54%), 미코(12.06%), 테이팩스(7.77%), 엘앤에프(5.73%)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크게 올랐다.

반도체주 중에서는 SK하이닉스는 4% 넘게 올라 19만3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19만4천원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19만원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장중 고가, 종가 모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디아이(6.44%), 이오텍크닉스(2.50%), 한미반도체(1.62%) 등도 상승세를 탔다.

최근 주가가 부진했던 태양광 관련 종목도 반등했다.

LS ELECTRIC은 전 거래일 대비 2만6천600원(15.60%) 급등한 19만7천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이터닉스는 2천450원(11.06%) 오른 2만4천6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성엔지니어링과 한화솔루션, 원익IPS도 각각 2.93%, 2.56%, 2.36% 올랐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10년 넘게 동남아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한 만큼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이번 관세 인상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오는 6월부터 동남아 우회 물량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미국 내 물량 유입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과 같은 맥락으로 한국 배터리 및 태양광 업계에 차별적인 수혜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우회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관세 인상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제약·바이오 업종에도 이번 미·중 갈등의 수혜 기대감이 반영됐다.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 금지를 골자로 하는 '바이오 보안 법안(Biosecure Act)'이 미국 상원 상임위에 이어 하원 상임위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장 대비 1.10% 오른 19만3천원에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1.74%), 삼성바이오로직스(0.38%)도 강세를 보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법안이 제정되기 전이지만 해당 중국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고객사들의 우려로 국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에 반사 수혜 및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도 "전방산업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법안 발의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우방국의 CDMO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