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흥룡사, 중앙박물관에 해명 요구…박물관 측 "기록 없어 확인 어렵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백운산 자락에 있는 천년 고찰 흥룡사(興龍寺)가 국립중앙박물관 보관 철제 불상 2기의 일부 분실 의혹을 제기하며 박물관 측에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립중앙박물관 보관 철제 불상의 손이 사라졌다" 의혹 제기(종합)
대한불교조계종 흥룡사 주지 도암 스님은 1924년 흥룡사 터에서 출토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철불 2기의 손 부분이 모두 사라졌다며 이에 대한 자세한 해명을 박물관 측에 요구했다고 14일 밝혔다.

도암 스님에 따르면 철불 2기는 통일신라 말기 승려인 도선 국사가 흥룡사의 전신인 내원사를 창건할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석가모니불과 지장보살상이다.

철불은 흥룡사 터에서 출토돼 흥룡사 법당에 보관돼 있었으나 조선총독부에 의해 1925년 조선총독부박물관으로 이관됐다.

당시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흥룡사 발견 철불과 운송'이라는 문건에는 '석가모니불은 오른손 손가락 4개가 파손되었다', '지장보살상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파손됐다'고 기록돼 있다고 도암 스님은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흥룡사 측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철불 2기를 촬영한 사진에는 두 철불 모두 손목 아랫부분이 사라진 채였다.

흥룡사 측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자세한 경위를 해명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밝혔다.

도암 스님은 "도선 국사가 조성한 흥룡사 불상 2기는 흥룡사의 역사를 증언하는 중요한 불교 문화재"라며 "흥룡사 부처님의 두 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로, 혹시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리 소홀로 분실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1930년 근정전 전시 사진에는 손 부위가 온전했으나 그 이후에는 남아있는 기록이 없어 손 부위가 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중에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물을 보관했을 때부터 손 부위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흥룡사 측은 문화재 제자리 찾기 차원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인 흥룡사 철불 2기의 반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철불 2기의 손 부위가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