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한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가자전쟁에 견해차"
에르도안 "튀르키예에 하마스 대원 1천명 입원 중"
'에게해 앙숙'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정상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자국을 방문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원 1천명이 튀르키예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저항 세력"이라고 표현하며 지지 의사를 거듭 밝혔다.

또 "그리스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바라보는 것이 슬프다"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미초타키스 총리는 "서로의 견해차를 인정하자"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안에 동의할 수는 없으나 폭력 종식과 장기적 휴전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 발전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의 오랜 분쟁 지역인 키프로스섬과 관련해 "튀르키예와 그리스 사이에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도 "우리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들을 모색하면서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유럽연합(EU) 공동체의 기득권과 합치된다는 조건 하에 튀르키예의 EU 가입 추진을 지지한다"라고도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의 이번 튀르키예 방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그리스를 찾은 지 5개월 만에 이뤄진 답방 성격이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당시 정상회담에서 관계 개선에 합의하고 무역, 에너지, 교육, 농업, 스포츠, 기술, 관광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협정을 맺었다.

에게해를 사이에 둔 양국은 19세기부터 잦은 전쟁과 에게해 영유권 분쟁, 키프로스 분쟁 등으로 오랜 앙숙이었다.

양국은 지난해 2월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에 그리스가 지원의 손길을 내민 것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