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차세대 R&D(연구개발)센터가 인천 송도에 들어선다. 2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사업에 특화된 ‘연구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0명의 임직원을 신규 채용하는 등 투자 규모만 총 2000억원에 달한다.
고려아연, 미래 50년 책임질 'R&D 심장' 만든다
고려아연은 부지 연면적 2만9444㎡(약 8922평)에 이르는 송도 R&D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기초설계에 들어갔다고 12일 발표했다. 설계와 투자승인을 올해 끝내고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예상 준공 시점은 2027년 4월이다.

연구소는 △2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자원순환 △미래기술·소재 △기술연구소 울산 분원 등 5개 그룹과 이들을 지원하는 연구지원 그룹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온산 연구소는 비철금속 연구에 집중하고 있어 친환경 사업에 집중할 새로운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 설명이다.

수도권이란 입지가 인재 수혈에 유리할 것이라는 점도 송도를 낙점한 배경이다. 고려아연은 송도 R&D센터에 총 200여 명의 신규 임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110명의 연구원을 보유한 온산 연구소의 두 배가량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인재의 ‘질’이 연구개발의 핵심인 만큼 200여 명 중 절반은 석·박사 학위자로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R&D센터 설립은 최 회장이 직접 지시한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리사이클링 등 3개 분야를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으로 선정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앞으로 세 가지 친환경 사업이 비철금속 제련 사업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연구개발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해외 기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미국 리사이클링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미국 고철 금속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메탈스, 호주의 풍력발전소 등을 인수한 바 있다.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주의 손자로, 2022년 말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최근 영풍과의 결별을 선택한 데 이어 사업 측면에서도 ‘제2의 도약’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