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기자단 간담회…"남부권 구축해 지역 청년 유출 막아야"
"지방정부 자율성 갖고 발전하는 것이 국가 미래 위한 일"
박형준 시장 "부산 엑스포 실패했지만 꿈 사라진 건 아냐"
부산시장인 박형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은 10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고 해서 부산의 꿈이 사라진 게 아니다"라며 "엑스포는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든다'는 목표의 한 수단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엑스포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부산이란 브랜드가 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에 빈손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엑스포 유치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부산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크지 않았던 것은 가덕도 신공항 설치처럼 지역의 전략적인 과제들이 유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됐던 덕분이라고 봤다.

박 회장은 "부산의 꿈을 현실화하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으며, 메가 이벤트에 여러 차례 도전하는 것도 의미 있다"면서도 "무조건 두세번씩 (도전)해야 한다는 접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엑스포 유치는 부산시 차원이 아닌 국정과제인 만큼 복합적인 검토와 시민 공론화를 거친 뒤 중앙정부와 소통해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를 정쟁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강원 평창군이 동계올림픽에 여러 번 도전할 때는 이렇지 않았다"며 "엑스포 유치를 정치적인 공세로 삼는 것은 부산이 발전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시장 "부산 엑스포 실패했지만 꿈 사라진 건 아냐"
지난 1월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속적인 청년 인구 유출로 부산이 얻은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허브 도시' 추진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은 '제2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역 내 대기업이 없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으로 향하는 청년층들이 줄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수도권에 부응하는 남부권을 구축해야 한다"며 "남부권이 활성화되려면 허브 도시가 있어야 하고, 그 허브 도시는 여건상 부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젊은 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청년 유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행히 부산에 대한 투자 유치액이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6조원을 넘어섰고, 투자에 뛰어든 기업 대부분이 신산업 분야라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만큼이나 중앙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서울이야 가만히 있어도 인재와 기업이 다 몰려들지만, 지방은 정말 눈물 나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의 현장을 잘 몰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행히 중앙지방협력회의가 대통령의 회의 주재 등으로 안착하면서 시도지사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세계적으로 중앙집권적인 국가보다 분권을 통해 다양한 혁신 거점을 만든 국가가 더 발전하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지방이 특성화 전략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책임을 갖고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역사가 30년이 넘었고, 광역 시도에는 언론, 의회, 전문가 및 시민사회 등 견제 장치가 마련됐고, 쌓인 노하우도 있다"며 "지방정부가 자율성을 갖고 발전하는 것이 한국 미래를 위해서도 옳은 일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