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휴직에 명퇴 접수 중단…사립대도 손실액 눈덩이
전공의 이탈 후 부산대병원서만 환자 10만명가량 줄어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빚어진 의료공백 사태가 석 달째 이어지면서 부산지역 대학병원의 재정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0일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이탈이 시작된 지난 2월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부산대병원 본원의 누적 손실 추정액은 350억원, 양산부산대병원은 230억원에 이른다.

이 병원에서는 매일 3억∼5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병원을 찾지 못한 입원·외래 환자 수는 평소와 비교해 본원 6만2천여명, 양산부산대병원 3만3천여명 등 부산대병원에서만 약 10만명으로 추정된다.

병원이 정상 운영됐다면 이뤄졌을 추정 수술 건수 역시 부산대병원 본원 2천여건, 양산부산대병원 1천500여건에 달한다.

사태가 지속하자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비상경영체제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3단계에 들어갔다.

전공의 이탈 후 부산대병원서만 환자 10만명가량 줄어
이에 따라 병원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시행하고 있는 명예퇴직 접수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받는 병원도 있다는데, 우리 병원은 경영상 한 번에 큰돈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의사직을 제외한 직원은 무급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는데, 부산대병원 본원의 경우 2천800여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천300여명이 1인당 평균 3일을 사용했다.

가장 강도가 높은 비상 경영체제가 유지됨에 따라 직원들의 초과 근무 시간을 최소화하는 한편 필수 유지 업무를 제외한 계약직 채용도 중단한 상태다.

전공의 이탈 후 부산대병원서만 환자 10만명가량 줄어
사정은 부산지역 사립대학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에 있는 동아대병원, 고신대병원, 인제대병원에서도 하루 2억원가량의 손실이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동아대의 경우 직원 1천200명 가운데 절반인 600명가량이 휴가를 사용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마다 적자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주요 대학병원들은 저마다 살얼음판 위에 선 심정으로 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