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후통' 손열음 대신 브람스 협주곡 협연…관객 기립박수
긴급투입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 서울시향과 완벽한 하모니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이 구원 투수로 나선 공연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냈다.

힐러리 한은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 예술감독의 지휘로 열린 '2024 서울시향 정기공연' 2부 공연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다.

당초 이 공연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4번을 협연할 예정이었지만 인후통과 고열 등으로 공연이 어려워지면서 힐러리 한이 긴급 투입됐다.

마침 11일 리사이틀을 위해 내한한 힐러리 한이 서울시향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정교한 테크닉과 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세계 무대에서 사랑받는 연주자다.

그래미상을 무려 3번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빌보드 정통 클래식 앨범 아티스트 연간 차트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협연자와 연주곡이 급작스레 변경됐지만, 이날 공연을 기다렸던 클래식 애호가들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연주를 듣는 호사를 누렸다.

긴급투입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 서울시향과 완벽한 하모니
1부 공연이 끝나고 힐러리 한이 무대 위로 오르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얍 판 츠베덴의 열정적인 지휘에 맞춰 힐러리 한 특유의 오차 없는 정밀한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40여분간 숨죽여 공연에 집중했다.

카랑카랑하고 빠른 힐러리 한의 연주를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농익은 연주가 절묘하게 받쳐주며 조화를 이룬 공연이었다.

공연을 마친 뒤 관객의 기립 박수가 5분이 넘도록 이어지자 힐러리 한은 앙코르 연주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를 선사했다.

협연 앞뒤로 펼쳐진 서울시향 단독 공연도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1부에선 작곡가이자 플루트와 피아노, 색소폰 연주자인 나나 셰이커가 2020년 작곡한 '루미나'가 연주됐다.

인도계 미국인인 작곡가가 미묘한 음정 변화와 장식음을 통해 인도 전통 음악의 즉흥 연주를 흉내 낸 곡이다.

3부 공연에선 '전원 교향곡'으로도 불리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이 늦은 봄밤을 수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