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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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10일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일본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를 놓고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지분 매각’이라는 말을 꺼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일 첫 공식 입장을 내놓을 때만 해도 지분 매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로 정리하고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에둘러 얘기한 정도였다. 회사 측은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번 사안에 대해 양국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으로 원칙을 분명히 해주신 정부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정부가 네이버 관련 현안 브리핑을 열기 약 53분 전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네이버가 ‘정부 책임론’으로 사태가 번지는 데 부담을 느껴 공식 입장을 내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네이버 라인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네이버 라인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날 라인야후 사태 브리핑에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강 차관은 정부 입장 표명이 늦어진 이유를 묻는 말에 “철저하게 네이버 입장을 듣고 주시하고 있었다”며 “네이버의 여러 가지 어려움, 전략적 고민을 정부가 끝까지 지켜준 부분으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 검토가 일본 행정지도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강 차관은 “라인야후는 2019년부터 사실상 소프트뱅크의 컨트롤하에 있었다”며 “네이버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검토해온 상황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이날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라인야후 사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라인야후 한국법인인 라인플러스 직원 2500여 명을 포함해 라인 관련 직원의 고용 불안 우려가 커지는 데 따른 조치다. 노조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회사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편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이날 라인야후에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를 포함한 행정지도를 한 것과 관련해 “경영권 관점에서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행정지도 후 한국에서 부정 여론이 거세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