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100%' 룰 변경엔 "지선·대선 대비 위해 어떤 대표가 돼야 하는지 논의"
황우여 "전대 미루는 게 아니라 날짜 못박기 어렵다는 것"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당초 거론되던 6월 말∼7월 초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질 걸로 예상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전당대회를 절대로 미루는 게 아니다.

전당대회 날짜를 못 박기가 어렵다는 게 제 얘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당헌 당규상 전당대회를 열려면 요건을 맞추는 필요 시간이 38일, 한 40일인데 6월 말로 못을 박을 때는 물리적으로 5월 20일에는 후보 등록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9일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그분과 비대위원 의논을 마치면 10일이나 돼야 비대위가 출범하고 13일부터 움직이는데 일주일 만에 어떻게 그걸 다 마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룰을 바꾼다고 할 때는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야 되고 토론과 의견 수렴을 해야 하는데 저로서는 6월 말로 했다가는 약속을 못 지킬 수가 있다는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야당이 8월에 전당대회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8월 전에 하면 너무 늦는 건 아닌데, 절대로 그렇게 일부러 늦출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 말로 (목표 잡고) 일을 하다 보면 늦어질 수 있는데 '왜 못 지키고 지연했느냐', '지연하는 의도가 뭐냐'는 물음이 계속 꼬리를 문다"며 "실제로 하다 보면 7월 초가 될 수도 있고 7월 중순이 될 수도 있고, 제가 지금 볼 때는 물리적으로 좀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전대 일정을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당으로서는 그렇게 특정인에 대해 생각하면서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현행 '당원 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을 유지하자는 주장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30∼50% 반영하자는 의견이 맞서는 데 대해선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단정하기 어렵고 우리 당의 앞길, 곧 다가오는 지방선거나 대선, 내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대비해서 당 체제를 갖출 때 어떤 성격의 대표가 돼야 하느냐 하는 부분에서 논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위원장은 총선 참패 원인으로 '보수 지지층 결집 실패'를 꼽은 것과 관련해 "우리 보수 우파가 예전에는 몸이 아파도 들것에 실어서라도 친구들을 데려 나오고 가족들을 데려 나오는 열정이 있었는데 저한테 많은 분이 '(보수) 아성이 옛날만 못한 것 아니냐. 그래서 우리가 5%포인트(p)의 선을 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한번 보수 진영을 점검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가 외연 확장을 도모하다 보니까 사실은 보수층이나 보수 내부 결집을 위한 우리 공통의 인식이 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점검하자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연 확장의 방법에 있어서 보수를 약화하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 걸 유지하면서 (중도·진보층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외연 확장을 하는 방법의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