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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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은 가입한 시기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로 구분되는데, 세대별로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나 자기부담률 등이 다릅니다. 이에 갱신보험료가 부담되거나 본인의 건강 상태, 의료 이용 상황 등에 따라 기존에 가입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1세대~3세대)에서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약관의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실손의료보험 세대별 차이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손해보험협회는 손해보험 관련 소비자의 궁금증 해소 및 이해도 제고를 위하여 통합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담 사례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의 가입 시기별 특징과 보상범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Q.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들었는데, 기존 실손의료보험과 무엇이 다른가요? 제가 가입된 실손의료보험이 몇 세대인지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구분하면 되나요?

□ 회사별로 조금 달라요, 1세대 실손의료보험 (2009년 10월 이전 가입)

1세대 실손의료보험은 2009년 10월 표준약관이 만들어지기 전에 가입이 이루어진 상품으로, 보험회사별로 약관의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체로 ‘입원치료비’에 대해서 자기부담금 없이 100%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1세대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1세대와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보상범위를 비교해 보았을 때, 4세대로 전환 시 확대되는 항목도 있고 반대로 면책으로 변경된 부분도 있으므로 본인의 건강 상태와 의료기관 이용 성향을 고려하여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세대는 대체로 한방치료의 경우 입원의료비는 보상하지만, 통원 의료비는 보상하는 손해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과 치료의 경우 상해 의료비는 입·통원 모두 보상하지만, 질병 의료비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퇴원하면서 처방받은 약제비의 경우 1세대에서는 통원의료비로 간주하여 보상한도와 자기부담금(5000원 또는 1만원)을 통원 기준으로 적용하기도 하였는데, 2세대부터는 입원의료비로 간주하여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자동차보험이나 산재보험에서 처리 받은 의료비 중 본인이 부담한 비용에 대해 1세대와 2015년 12월까지의 상품은 본인부담액의 40% 상당액을 보상하고, 2016년 1월 이후 상품은 본인부담액의 80% 상당액을 보상하고 있습니다.

항문질환, 정신과 질환, 불임 관련 질환, 선천성 뇌 질환, 피부질환, 비만의 경우 1세대에서는 보상받을 수 없지만 4세대에서는 국민건강보험 급여에 해당하는 경우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해 보상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는 가입자에게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존 질환자는 4세대로 전환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없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에 반해, 비급여 도수치료, 비급여 MRI, 비급여 주사료 등은 2세대까지는 기본 보상항목에 포함되어 있고, 연간 보상 횟수나 금액 한도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비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면서 발생한 응급의료관리료의 경우 1세대에서는 보상이 되었으나, 2016년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외국의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의료비에 대해서도 1세대에서는 40%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표준화된 실손, 2세대 실손의료보험 (2009년 10월 ~ 2017년 3월 가입)

2009년 10월 그동안 보험회사마다 제각각이었던 실손의료보험의 보장내용을 표준화한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이 마련되어, 이때부터 모든 보험회사에서는 동일한 실손의료보험 약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2세대부터 현재의 4세대까지는 일부 항목에 대한 보상범위 차이는 있지만 기본 구조와 내용은 비슷합니다. 2세대부터 입원치료비에 대해 본인부담률이 도입되었고, 한방치료와 치과 치료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상 급여에 해당하는 의료비는 보상하고 비급여는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따라서 1세대와 달리 통원 한방의료비와 질병으로 인한 치과의료비의 경우 급여 부분은 보상됩니다. 그리고 퇴원 시 처방받은 약제비는 입원의료비로 간주하여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어 고가 약제비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습니다. 외국의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의료비에 대해서는 2세대부터는 면책으로 규정되어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위 내용은 2세대부터 4세대까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세대 실손의료보험은 2016년 1월에 일부 변경이 있었는데, 이때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에서의 본인부담의료비에 대한 보상범위가 40%에서 80%로 확대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부 정신과 질환(기억상실증, 조현병, 우울증, 공황장애, 주의력결핍증후군 등)에 대해서는 급여에만 보상되는 것으로 확대된 데 반해,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에서 발생한 비응급환자의 응급의료관리료는 면책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 보험료 낮춘 착한 실손, 3세대 실손의료보험 (2017년 4월 ~ 2021년 6월 가입)

1세대 및 2세대는 대부분의 질병·상해에 대한 치료행위를 단일 보장 상품구조로 구성한 실손의료보험이나, 3세대 실손의료보험은 과잉 진료가 우려되는 비급여 항목들을 특약으로 분리하고 연간 보상 횟수와 금액 한도에 대한 제한을 설정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즉, “기본형 + 특약” 구조로 개편하여 비급여 도수치료, 비급여 MRI, 비급여 주사료에 대해 보상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 하고, 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이 특약만을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특약 항목에 대해 자기부담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하였고, 비급여 도수치료와 주사에 대해서는 각각 연간 50회(입·통원 합산)에 한하여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직전 2년간 비급여 보험금(4대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보험금은 제외) 미청구자에게는 차기 1년간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보상범위에 대해서는 불임 관련 질환과 선천성 뇌 질환 등을 제외하고는 현재 4세대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처럼 2세대와 3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4세대와 상품구조와 내용에 있어 큰 차이가 없습니다. 4세대는 자기부담률 상향과 통원 공제금액 인상 등으로 기존 실손의료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므로, 4세대로의 전환 여부는 병원 이용량과 보험료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적게 쓰면 할인돼요, 4세대 실손의료보험 (2021년 7월 이후 가입)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비급여에 대한 과잉 의료 이용이 억제되도록 기존의 포괄적 보장구조(급여+비급여)를 ‘급여’와 ‘비급여’로 분리한 것입니다. 같은 입원이더라도 급여 부분은 자기부담율을 20%, 비급여 부분은 자기부담율을 30%로 차등화하고, 통원의 경우에도 급여보다 비급여의 자기부담금을 더 높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세대에서 도입된 3대 비급여(도수치료, MRI, 비급여 주사제) 특약을 상해·질병 비급여와 함께 비급여 특약으로 묶어 판매하고 있으며, 이 비급여 특약에 대해서는 의료 이용량과 연계하여 보험료를 차등 적용합니다. 즉, 직전 1년간 비급여 지급보험금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하여 비급여(특약)의 보험료가 할인·할증됩니다. 그리고 불임 관련 질환과 선천성 뇌 질환 관련 급여 치료비에 대해서도 4세대에서는 일부 보상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영양제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과잉의료이용 방지를 위해 보장이 일부 제한되었습니다. 이처럼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에 대한 과잉의료이용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한 상품으로, 만일 비급여 의료서비스 이용이 적은 소비자라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실손의료보험 가입 시기별 특징 및 보장범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본인의 건강 상태, 의료기관 이용 성향, 보험료 부담 여력 등 본인의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의 전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참고로,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하고자 하실 경우 각 보험회사의 보험료 수준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보험다모아'의 '4세대 실손의료보험 계약 전환 간편계산기'를 활용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다만, 해당 사이트는 현재 가입 중인 실손의료보험 상품, 가입회사, 성별, 연령, 소득분위 등을 기준으로 한 표준 예시이므로 실제 보험료는 가입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손해보험협회가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