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CEO라면 '나트륨 배터리' 투자할까?…전문가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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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차전지혁신연구센터(IRC)는 지난 3일 서울대에서 ‘제1회 현안 세미나’를 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이 모여 업계 현안을 공유했다. 이날 핵심 주제는 CATL 등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나트륨 배터리’다. 성능 수준, 상용화 가능성부터 국내 기업도 개발을 추진해야 할지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테이블에 올랐다. 정경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학부 교수, 이상영 서울대 화학부 교수,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이 참여한 패널 토론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최장욱 교수
“기업 경영진에게 나트륨 배터리에 투자하는 게 맞냐고 물으면 확실하게 답하기 쉽지 않다. 연구개발(R&D)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있어서다.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토론자의 의견을 듣고 싶다.”
▶정경윤 센터장
“중국에서 나트륨 배터리를 생산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양극재의 경우 전압이 낮을뿐더러 수명을 잡기 쉽지 않다. 음극은 하드카본 이외 대안이 없다. 해결할 난제가 많은데 제품이 나온다.”
▶김현수 연구원
“본질은 저가 배터리다. 외국인 등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요인이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블룸버그 등의 시장 전망 자료를 보면 삼원계 배터리 수요가 상승한다는 컨센서스였다. 그러나 단기간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강조하는 자료가 늘고 있다. 아직 한국 배터리가 중국 기업보다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고 본다. 다만 중국 기업이 내세우는 나트륨, LFP 배터리에 관해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채널이 없다 보니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자본시장에선 동요한다.”
▶강기석 교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은 한국 배터리 셀 기업이 많이 장악했다. 저가 시장에서는 LFP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돈 버는 시장은 중가 시장이다. 프리미엄 시장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중국 기업이 LFP 경쟁력을 강화하며 중가 시장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리 기업도 저가로 가야 할까. 그런 관점에서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나트륨 배터리는 LFP보다 저렴한가.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더 싸게 나온 경우는 없다. 두 가지 문제 때문이다. 먼저 규모의 경제다. 리튬 배터리의 가격이 이렇게 내려지 아무도 몰랐다. 전기차 확대로 리튬 배터리 생산량이 많아지자 선순환이 일어났다. 나트륨 배터리는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하는 시장인데,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소재 측면이다. 나트륨 배터리의 음극엔 (리튬 배터리 소재인) 천연흑연보다 4~7배 비싼 하드카본을 써야 한다. 음극에서 가격 경쟁력이 없으니 양극, 나트륨 가격으로 대해야 한다. ”
“또 하나는 지정학적 이슈다. 남미 국가들은 리튬을 미래의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수요에 따라 정책적으로 가격을 움직이기도 한다. 리튬 시장이 궤도에 오르기 전에 나트륨 등 다른 화학 물질의 배터리로 시장이 넘어가길 바라지 않는다. 나트륨 배터리에 대항해 리튬 가격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이상영 교수
“최근 중국에 출장을 갔다. 나트륨 배터리를 ‘리딩’하는 교수가 해당 학회에 오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나트륨 배터리 성능이 올라오지 않아 중국 정부로부터 경받고 있다는 것이다. 강기석 교수가 말한 대로 리튬 가격이 엄청나게 내려니, 저가 배터리인 나트륨 배터리가 설 자리도 없어지고 있다.”
“나트륨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쌀 수 있다’는 것이다.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까진 싸게 생산하기 어렵다. 아까 음극, 양극 이야기도 나왔지만, 전해액과 분리막도 미지의 영역이다. 개인적으로는 연구하긴 좋은 아이템으로 보이나 사업적으로 투자해야 하나는 의문이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이렇다. 예를 들어 배터리 셀과 팩에서 원가를 내리려면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 나트륨 배터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런 방식의 공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최장욱 교수
“나트륨 배터리를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느냐 아니냐보다는, 상용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리적 사고를 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령, 하드카본 음극재는 니켈과 결합했을 때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편차가 있다. 강기석 교수 이야기처럼 가격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나트륨 배터리를 양산했을 때 품질을 관리할 수 있을까? 확인해야 할 문제다.”
“이상용 교수와 오전 회의 때 안정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재 기술은 결국 화재를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고, 지연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리튬이 석출되는) ‘리튬 플레이팅’이다. 아무리 잘 만든 셀도 여러번 돌리면 플레이팅 현상이 발생한다. 나트륨 배터리에선 어떨까. 물론 문헌이나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나트륨 배터리는 플레이팅 반응성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안정성 관점에선 리튬보다 유리하다. 또 층상계 구조의 소재를 쓸 때는 코발트 대신 철을 이용할 수 있다. 셀 기업, 기초 연구기관에서 치밀하게 연구해서 답을 찾은 뒤에 투자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런 자료가 있어야, 중국에서 (나트륨 배터리 관련) 여러 뉴스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다.” ▶최장욱 교수
“다음으로 자신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면 나트륨 배터리에 투자할 것인지 한 분씩 묻고 싶다.”
▶이상영 교수
“나트륨 배터리가 경쟁력 있을 만한 분야를 먼저 찾을 것 같다. 그리고 나트륨 배터리에 상응하는 경쟁 기술을 분석할 것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배터리가 쓰이는 다른 산업군도 포함이다. 인하우스(기업 내에서) R&D 투자는 최소화하고 아웃소싱을 많이 할 것 같다. 자사가 지닌 기술과 어떻게 연동될지 고민한 뒤, 돌파구가 마련됐을 때 나트륨 배터리 시장에 진입할 생각이다.”
▶강기석 교수
“시쳇말로 업황이 회복되기까지 3년간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은어)’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다각화를 해야 할까. 3년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현재 지닌 기술과 공정을 고도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투자할 것이다. 3년 후엔 자율주행 기술을 업은 전기차엔 더 높은 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 시기에 필요한 건 저가 배터리가 아니라 높은 에너지 밀도의 배터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트륨 배터리가 필요할까?”
“기회가 많지 않아 내부 인력을 공정 고도화 등에 투입해 효율화에 나설 것같다. 물론 우리가 모르는 분야가 많다. 나트륨 배터리엔 (기존엔 적용이 어려웠던) 건식 전극 공정이 된다든지, 리튬 배터리에서 풀지 못한 기술을 쓸 수 있다. 아웃소싱 형태로 나트륨 배터리를 연구할 것이다.”
▶정경윤 센터장
“나트륨 배터리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도 해보겠다. 물론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꺾인 2~3년 동안엔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 증가율이 컸던 것은 시장 크기가 작아서다. 지금 증가율은 줄었지만, 판매하는 절대량은 많아지고 있다. 3년 뒤 전기차 시장이 본궤도에 올라오면 배터리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리튬 배터리로만 대응해야 하나. 대안이 필요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시장을 위해서라도 나트륨 배터리를 준비할 것 같다. 리튬 배터리도 처음에 나왔을 땐 많은 사람이 ‘이렇게 화재 위험성이 높은 제품을 왜 만들어야 하냐’는 반응이었다. 나트륨 배터리도 역시 연구하고 개선할 여지가 있다. 내가 CEO라면 관망하면서 학계에서 나오는 연구를 분석할 것 같다. 중국에서 나트륨 배터리가 나오는 게 신기하지만, 아직 이르다고 본다. 수익성이 나오는 수준이 될 때 조금씩 팔로업할 것이다.”
“자율주행차 한 대는 웬만한 데이터 센터 하나만큼 데이터를 생산하고, 또 전력을 쓴다. 나트륨 배터리는 물론이고 리튬 배터리도 어렵다. 전고체 배터리라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필요하다.”
▶김현수 연구원
“자본 조달까지 고려하면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할 것이다. 사업만 보면 저가라는 장점 때문에 나트륨 배터리를 연구해보는 게 맞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선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본을 지속 조달해야 한다. 투자까지 고려하면 나트륨 배터리를 하지 않을 것 같다.”
▶최장욱 교수
“나트륨 배터리에 긍정적이기 쉽지 않다. 충·방전 횟수는 얼마나 될지. 여기에 대해서도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아직 없다. 중국이 나트륨 배터리를 본격 상용화한다면 ESS 중에선 일부 중국 배터리를 사서 쓰면 된다. 물론 중국이 하드카본 시장을 장악한 터라 미·중 갈등에 피해입진 않을지도 분석해봐야 한다. 좋은 의견 감사하다. 이것으로 패널 토론을 마치겠다.” 정리=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최장욱 교수
“기업 경영진에게 나트륨 배터리에 투자하는 게 맞냐고 물으면 확실하게 답하기 쉽지 않다. 연구개발(R&D)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있어서다.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토론자의 의견을 듣고 싶다.”
▶정경윤 센터장
“중국에서 나트륨 배터리를 생산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양극재의 경우 전압이 낮을뿐더러 수명을 잡기 쉽지 않다. 음극은 하드카본 이외 대안이 없다. 해결할 난제가 많은데 제품이 나온다.”
▶김현수 연구원
“본질은 저가 배터리다. 외국인 등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요인이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블룸버그 등의 시장 전망 자료를 보면 삼원계 배터리 수요가 상승한다는 컨센서스였다. 그러나 단기간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강조하는 자료가 늘고 있다. 아직 한국 배터리가 중국 기업보다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고 본다. 다만 중국 기업이 내세우는 나트륨, LFP 배터리에 관해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채널이 없다 보니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자본시장에선 동요한다.”
▶강기석 교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은 한국 배터리 셀 기업이 많이 장악했다. 저가 시장에서는 LFP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돈 버는 시장은 중가 시장이다. 프리미엄 시장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중국 기업이 LFP 경쟁력을 강화하며 중가 시장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리 기업도 저가로 가야 할까. 그런 관점에서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나트륨 배터리는 LFP보다 저렴한가.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더 싸게 나온 경우는 없다. 두 가지 문제 때문이다. 먼저 규모의 경제다. 리튬 배터리의 가격이 이렇게 내려지 아무도 몰랐다. 전기차 확대로 리튬 배터리 생산량이 많아지자 선순환이 일어났다. 나트륨 배터리는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하는 시장인데,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소재 측면이다. 나트륨 배터리의 음극엔 (리튬 배터리 소재인) 천연흑연보다 4~7배 비싼 하드카본을 써야 한다. 음극에서 가격 경쟁력이 없으니 양극, 나트륨 가격으로 대해야 한다. ”
“또 하나는 지정학적 이슈다. 남미 국가들은 리튬을 미래의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수요에 따라 정책적으로 가격을 움직이기도 한다. 리튬 시장이 궤도에 오르기 전에 나트륨 등 다른 화학 물질의 배터리로 시장이 넘어가길 바라지 않는다. 나트륨 배터리에 대항해 리튬 가격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이상영 교수
“최근 중국에 출장을 갔다. 나트륨 배터리를 ‘리딩’하는 교수가 해당 학회에 오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나트륨 배터리 성능이 올라오지 않아 중국 정부로부터 경받고 있다는 것이다. 강기석 교수가 말한 대로 리튬 가격이 엄청나게 내려니, 저가 배터리인 나트륨 배터리가 설 자리도 없어지고 있다.”
“나트륨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쌀 수 있다’는 것이다.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까진 싸게 생산하기 어렵다. 아까 음극, 양극 이야기도 나왔지만, 전해액과 분리막도 미지의 영역이다. 개인적으로는 연구하긴 좋은 아이템으로 보이나 사업적으로 투자해야 하나는 의문이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이렇다. 예를 들어 배터리 셀과 팩에서 원가를 내리려면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 나트륨 배터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런 방식의 공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최장욱 교수
“나트륨 배터리를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느냐 아니냐보다는, 상용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리적 사고를 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령, 하드카본 음극재는 니켈과 결합했을 때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편차가 있다. 강기석 교수 이야기처럼 가격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나트륨 배터리를 양산했을 때 품질을 관리할 수 있을까? 확인해야 할 문제다.”
“이상용 교수와 오전 회의 때 안정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재 기술은 결국 화재를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고, 지연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리튬이 석출되는) ‘리튬 플레이팅’이다. 아무리 잘 만든 셀도 여러번 돌리면 플레이팅 현상이 발생한다. 나트륨 배터리에선 어떨까. 물론 문헌이나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나트륨 배터리는 플레이팅 반응성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안정성 관점에선 리튬보다 유리하다. 또 층상계 구조의 소재를 쓸 때는 코발트 대신 철을 이용할 수 있다. 셀 기업, 기초 연구기관에서 치밀하게 연구해서 답을 찾은 뒤에 투자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런 자료가 있어야, 중국에서 (나트륨 배터리 관련) 여러 뉴스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다.” ▶최장욱 교수
“다음으로 자신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면 나트륨 배터리에 투자할 것인지 한 분씩 묻고 싶다.”
▶이상영 교수
“나트륨 배터리가 경쟁력 있을 만한 분야를 먼저 찾을 것 같다. 그리고 나트륨 배터리에 상응하는 경쟁 기술을 분석할 것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배터리가 쓰이는 다른 산업군도 포함이다. 인하우스(기업 내에서) R&D 투자는 최소화하고 아웃소싱을 많이 할 것 같다. 자사가 지닌 기술과 어떻게 연동될지 고민한 뒤, 돌파구가 마련됐을 때 나트륨 배터리 시장에 진입할 생각이다.”
▶강기석 교수
“시쳇말로 업황이 회복되기까지 3년간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은어)’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다각화를 해야 할까. 3년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현재 지닌 기술과 공정을 고도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투자할 것이다. 3년 후엔 자율주행 기술을 업은 전기차엔 더 높은 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 시기에 필요한 건 저가 배터리가 아니라 높은 에너지 밀도의 배터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트륨 배터리가 필요할까?”
“기회가 많지 않아 내부 인력을 공정 고도화 등에 투입해 효율화에 나설 것같다. 물론 우리가 모르는 분야가 많다. 나트륨 배터리엔 (기존엔 적용이 어려웠던) 건식 전극 공정이 된다든지, 리튬 배터리에서 풀지 못한 기술을 쓸 수 있다. 아웃소싱 형태로 나트륨 배터리를 연구할 것이다.”
▶정경윤 센터장
“나트륨 배터리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도 해보겠다. 물론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꺾인 2~3년 동안엔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 증가율이 컸던 것은 시장 크기가 작아서다. 지금 증가율은 줄었지만, 판매하는 절대량은 많아지고 있다. 3년 뒤 전기차 시장이 본궤도에 올라오면 배터리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리튬 배터리로만 대응해야 하나. 대안이 필요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시장을 위해서라도 나트륨 배터리를 준비할 것 같다. 리튬 배터리도 처음에 나왔을 땐 많은 사람이 ‘이렇게 화재 위험성이 높은 제품을 왜 만들어야 하냐’는 반응이었다. 나트륨 배터리도 역시 연구하고 개선할 여지가 있다. 내가 CEO라면 관망하면서 학계에서 나오는 연구를 분석할 것 같다. 중국에서 나트륨 배터리가 나오는 게 신기하지만, 아직 이르다고 본다. 수익성이 나오는 수준이 될 때 조금씩 팔로업할 것이다.”
“자율주행차 한 대는 웬만한 데이터 센터 하나만큼 데이터를 생산하고, 또 전력을 쓴다. 나트륨 배터리는 물론이고 리튬 배터리도 어렵다. 전고체 배터리라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필요하다.”
▶김현수 연구원
“자본 조달까지 고려하면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할 것이다. 사업만 보면 저가라는 장점 때문에 나트륨 배터리를 연구해보는 게 맞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선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본을 지속 조달해야 한다. 투자까지 고려하면 나트륨 배터리를 하지 않을 것 같다.”
▶최장욱 교수
“나트륨 배터리에 긍정적이기 쉽지 않다. 충·방전 횟수는 얼마나 될지. 여기에 대해서도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아직 없다. 중국이 나트륨 배터리를 본격 상용화한다면 ESS 중에선 일부 중국 배터리를 사서 쓰면 된다. 물론 중국이 하드카본 시장을 장악한 터라 미·중 갈등에 피해입진 않을지도 분석해봐야 한다. 좋은 의견 감사하다. 이것으로 패널 토론을 마치겠다.” 정리=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