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병언 기자
사진=김병언 기자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가운데 은행주에 중요한 건 주주환원보다 규제 완화라는 분석이 나왔다. 은행의 주주환원 의지는 원래 강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억눌러왔던 규제가 완화되는 게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내고 "밸류업 언급 이후 주주환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주주환원 이전에 수익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은행의 이익 규모가 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해야 주주환원 여력이 생기고,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은행주는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원래 강했기 때문에 더 중요한 문제는 규제"라며 "규제의 강도가 낮아지면 은행주가 밸류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규제 완화는 주주환원 이상으로 PBR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며 "규제가 완화하면 밸류업은 은행주 스스로 실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금융당국은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앞으로 밸류업에 참여할 기업들은 주주 환원 정책과 지배구조, PBR 등 지표를 종합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표와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이달 중 확정될 예정이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준비가 완료된 기업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시 진행 절차가 진행된다.

가이드라인에 대해 김 연구원은 "발표 한 번으로 큰 변화를 바라는 투자자에겐 이번 안이 실망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은행주는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이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늘리는 데 적합한 업종이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크게 실망할 필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엔 일본은행의 발표 자료에 준하는 내용이 모두 포함됐다"며 "자발적으로 수립한 계획을 이행하고, 평가받는 만큼 은행주의 의지와 실행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