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 라더니…주당들 '화들짝'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과 당류가 일반 소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제로 음료·주류의 당류, 열량을 조사해 1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표시를 강조하는 제로 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규모는 2020년 924억 원에서 2022년 3,683억 원으로 약 4배 성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대다수 소비자가 제로슈거 소주 열량이 상당히 낮다고 인식하나, 실제 열량과 당류는 일반 소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 중인 5개 종류의 제로슈거 소주를 검사한 결과. 당류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비교군인 일반 소주도 당류가 100ml당 평균 0.12g으로 낮아 제로슈거 소주로 표시가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ml당 당류가 0.5g 미만일 때 무당류 강조표시를 할 수 있다.

또,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은 일반 소주 대비 100ml당 최소 2.85%(2.60kcal)에서 최대 13.87%(14.70kcal)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알코올이 100ml당 최소 0.5도(2.77kcal)에서 최대 2.6도(14.38kcal) 낮고, 알코올 도수에 따라 열량이 차이나는 것을 고려하면 당류 차이가 소주의 열량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분석했다.

제로 주류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371명(68.6%)은 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 대비 열량이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실상은 소비자의 기대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제로슈거 소주 출시 때부터 줄곧 열량적인 부분에서의 감소 효과는 유의미하게 크지 않다고 강조해왔다"며 "칼로리가 낮다고 인지가 잘못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제품 앞면에 칼로리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에, 해당 조사 결과가 향후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소비자원은 알코올 1% 미만 비알코올 맥주를 알코올이 없는 무알코올 맥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음료의 알코올 함유 여부에 따라 알코올 0%는 '무알코올(Alcohol free, 성인용)', 알코올 1% 미만은 '비알코올(Non-alcoholic, 성인용)'로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의 57.2%(1,144명)는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의 의미 차이를 알지 못하고 있었고, 52.3%(1,045명)는 비알코올 표시가 알코올이 전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에는 '0.00' 표시가 쓰이고 있는데, 소비자의 83.0%(1,660명)가 0.0과 0.00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응답해 소비자가 비알코올 맥주를 알코올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더욱 컸다.

미국의 경우, 무알코올임을 상품 라벨에 표시하고 실제 알코올 함량이 0인 경우에만 '0.0' 표시를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제로 식품표시 개선을 권고했고, 유관 부처와 제로 강조표시 관련 개선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