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아·김수인 "소리꾼의 본질 '소리' 제대로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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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절창Ⅳ'…김세종제·동초제로 즐기는 '춘향가'
"창극에서는 소리를 3분 이상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무대에서는 가장 길게 하는 부분이 12∼13분에 달해요.
"(소리꾼 조유아)
"창극은 주어진 대본, 연출, 음악들을 제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이번 공연은 집을 지을 때 땅을 다지는 작업부터 함께했다고 볼 수 있죠."(소리꾼 김수인)
국립창극단에서 소리, 연기, 재담, 무용 등 다방면으로 끼를 발산하고 있는 조유아(37)와 김수인(29)이 소리꾼의 본질인 소리 자체에 집중한 무대를 선보인다.
다음 달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창극단의 '절창Ⅳ'를 통해서다.
'절창'은 국립창극단이 젊은 소리꾼들에게 주목해 2021년 처음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완창판소리'가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명창들의 무대라면 '절창'은 판소리 한바탕을 축약해 마치 콘서트처럼 보여주는 무대다.
조유아와 김수인은 2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절창Ⅳ' 공연을 통해 소리꾼으로서 소리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조유아는 2016년 국립창극단 입단해 굵직한 주역은 물론 '흥보씨'의 외계인 역, '귀토'의 전기뱀장어 역처럼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왔다.
2020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김수인은 창극에서는 물론, 지난해 JTBC '팬텀싱어4'에 출연하며 소리의 매력을 알려왔다.
조유아는 "소리를 한 지 25년이 됐는데 제대로 된 소리를 관객들에게 들려준 적이 없는 것 같다"며 "극 안에서 잠깐잠깐 소리를 했지만, 이런 전통 소리의 무대가 고팠고, 그립고, 간절했다"고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수인은 "'절창'은 가장 해보고 싶으면서도 피하고 싶었던 공연"이라며 "창극 배우이기 이전에 소리꾼의 본질인 소리를 잘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완창하려면 6시간이 걸리는 '춘향가'를 100분가량으로 압축해서 들려준다.
눈길을 끄는 점은 조유아와 김수인이 각기 다른 유파의 '춘향가'를 부른다는 것이다.
조유아는 김세종제 '춘향가', 김수인은 동초제 '춘향가'를 부른다.
김세종제 '춘향가'는 조선 8대 명창 중 한 명이었던 김세종으로부터 이어져 왔다.
동편제와 보성소리의 장점을 고루 수용한 소리로, 우아하고 섬세하며 문학성이 뛰어나다.
동초제 '춘향가'는 가장 현대에 만들어진 소리로 동초 김연수가 여러 바디의 장점을 모아 새롭게 정립한 소릿제다.
정확한 사설을 바탕으로 연극성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조유아와 김수인은 김세종제와 동초제가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대목으로 '변학도 내려오는 대목'을 꼽으며 직접 소리의 차이를 들려줬다.
조유아는 "김세종제에서는 변학도가 신나는 자진모리로 내려온다"며 리듬감이 살아있는 빠른 속도로, 김수인은 "김세종제가 호기롭다면 동초제에서는 사또가 점잖게 진양조로 내려온다"며 느릿느릿하게 대목을 불렀다.
공연에서는 이런 유파별로 조금씩 스타일이 다른 판소리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무대 연출도 소리에 초점을 맞추고, 오랜 시간 전해져 온 고전 '춘향가'에 동시대 감각을 녹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공연 연출을 맡은 임지민은 먼저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 '어사출도' 등 친숙한 눈대목을 색다른 방식으로 배치했다.
춘향과 몽룡이 이별을 겪은 후 힘든 시간 속에서 서로 사랑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순서를 바꾼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임지민 연출은 "이번 무대는 소리꾼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소리를 듣다가 춘향의 이야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액자식 구성으로 짜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이야기를 현대 관객들이 마주한다는 점도 고민했다"며 "춘향과 몽룡을 남녀라는 젠더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동등한 관계로 보고, 몽룡의 대사를 춘향이 대신 말하는 장면 등을 넣었다"고 귀띔했다.
김수인은 "'옛날이야기라 고리타분하구나'라는 소리를 안 듣게 이 시대의 여성상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춘향을 당차고 주체적으로 그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한 유은선 국립창극단 단장은 '절창' 시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스타 소리꾼을 발굴하고 판소리 저변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은선 단장은 "요즘 창극이 인기가 있지만, 공장에서 제품을 뽑아내듯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창' 같은 공연으로 계속해서 스타를 발굴해야 하고, 전국 판소리 인구들이 발돋움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소리꾼 조유아)
"창극은 주어진 대본, 연출, 음악들을 제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이번 공연은 집을 지을 때 땅을 다지는 작업부터 함께했다고 볼 수 있죠."(소리꾼 김수인)
국립창극단에서 소리, 연기, 재담, 무용 등 다방면으로 끼를 발산하고 있는 조유아(37)와 김수인(29)이 소리꾼의 본질인 소리 자체에 집중한 무대를 선보인다.
다음 달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창극단의 '절창Ⅳ'를 통해서다.
'절창'은 국립창극단이 젊은 소리꾼들에게 주목해 2021년 처음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완창판소리'가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명창들의 무대라면 '절창'은 판소리 한바탕을 축약해 마치 콘서트처럼 보여주는 무대다.
조유아와 김수인은 2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절창Ⅳ' 공연을 통해 소리꾼으로서 소리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조유아는 2016년 국립창극단 입단해 굵직한 주역은 물론 '흥보씨'의 외계인 역, '귀토'의 전기뱀장어 역처럼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왔다.
2020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김수인은 창극에서는 물론, 지난해 JTBC '팬텀싱어4'에 출연하며 소리의 매력을 알려왔다.
조유아는 "소리를 한 지 25년이 됐는데 제대로 된 소리를 관객들에게 들려준 적이 없는 것 같다"며 "극 안에서 잠깐잠깐 소리를 했지만, 이런 전통 소리의 무대가 고팠고, 그립고, 간절했다"고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수인은 "'절창'은 가장 해보고 싶으면서도 피하고 싶었던 공연"이라며 "창극 배우이기 이전에 소리꾼의 본질인 소리를 잘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완창하려면 6시간이 걸리는 '춘향가'를 100분가량으로 압축해서 들려준다.
눈길을 끄는 점은 조유아와 김수인이 각기 다른 유파의 '춘향가'를 부른다는 것이다.
조유아는 김세종제 '춘향가', 김수인은 동초제 '춘향가'를 부른다.
김세종제 '춘향가'는 조선 8대 명창 중 한 명이었던 김세종으로부터 이어져 왔다.
동편제와 보성소리의 장점을 고루 수용한 소리로, 우아하고 섬세하며 문학성이 뛰어나다.
동초제 '춘향가'는 가장 현대에 만들어진 소리로 동초 김연수가 여러 바디의 장점을 모아 새롭게 정립한 소릿제다.
정확한 사설을 바탕으로 연극성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조유아와 김수인은 김세종제와 동초제가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대목으로 '변학도 내려오는 대목'을 꼽으며 직접 소리의 차이를 들려줬다.
조유아는 "김세종제에서는 변학도가 신나는 자진모리로 내려온다"며 리듬감이 살아있는 빠른 속도로, 김수인은 "김세종제가 호기롭다면 동초제에서는 사또가 점잖게 진양조로 내려온다"며 느릿느릿하게 대목을 불렀다.
공연에서는 이런 유파별로 조금씩 스타일이 다른 판소리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무대 연출도 소리에 초점을 맞추고, 오랜 시간 전해져 온 고전 '춘향가'에 동시대 감각을 녹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공연 연출을 맡은 임지민은 먼저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 '어사출도' 등 친숙한 눈대목을 색다른 방식으로 배치했다.
춘향과 몽룡이 이별을 겪은 후 힘든 시간 속에서 서로 사랑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순서를 바꾼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임지민 연출은 "이번 무대는 소리꾼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소리를 듣다가 춘향의 이야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액자식 구성으로 짜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이야기를 현대 관객들이 마주한다는 점도 고민했다"며 "춘향과 몽룡을 남녀라는 젠더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동등한 관계로 보고, 몽룡의 대사를 춘향이 대신 말하는 장면 등을 넣었다"고 귀띔했다.
김수인은 "'옛날이야기라 고리타분하구나'라는 소리를 안 듣게 이 시대의 여성상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춘향을 당차고 주체적으로 그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한 유은선 국립창극단 단장은 '절창' 시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스타 소리꾼을 발굴하고 판소리 저변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은선 단장은 "요즘 창극이 인기가 있지만, 공장에서 제품을 뽑아내듯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창' 같은 공연으로 계속해서 스타를 발굴해야 하고, 전국 판소리 인구들이 발돋움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