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서 만나는 영국의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의 프로젝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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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 개막…7월 21일까지
'지속가능성', '미래건축' 등 5가지 키워드로 프로젝트 50건 소개 199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89)의 건축 철학과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25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막했다.
포스터와 그가 세운 건축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의 수많은 건축물 중 미술관과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대표 프로젝트 50건을 정교한 건축모형과 드로잉, 영상 등으로 소개하는 전시다.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어느 한 가지 개념으로 요약하기 힘든 포스터의 건축 세계를 '지속가능성'과 '레트로핏',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미래건축'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핀다.
'지속가능성'은 1970년대 이후 그의 모든 작업에 내포된 철학이다.
친환경 건물에 대한 생각은 지금은 보편적이지만 당시만 해도 혁신적이었다.
태양광과 풍력을 사용한 자율 에너지 시스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건물, 폐기물 재활용 등을 담은 도시계획인 스페인의 '고메라 지역 연구 프로젝트'(1975)나 자연과 사무실을 하나의 거대한 돔 안에 결합한 '기후 사무소'(Climatroffice. 1971) 등은 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이 전개되기 전 이미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던 포스터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층 사무용 건물에서도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설계가 적용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53층 높이의 코메르츠방크 본사는 자연 환기가 이뤄지며 에너지 소비 수준이 기존 사무용 건물의 절반 정도고, 런던 최초의 친환경 고층 건물인 30 세인트 메리 엑스 빌딩 역시 기존의 동급 빌딩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다.
이미 오래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현대적 해석을 더하는 '레트로핏'(retrofit)도 포스터의 건축 언어 중 하나다.
기존 건물의 재활용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철학과도 연결된다.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의 중정은 원래 잘 드러나지 않았던 외부 공간이었으나, 유리 천장을 씌우면서 내부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박물관의 중심 공간이 됐다.
미국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 국회의사당 등도 '레트로핏'의 사례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현재 스페인의 빌바오 미술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로 불리는 포스터의 랜드마크 건물에는 일터를 친환경적으로, 그리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최첨단 기술이 녹아 있다.
우주선 모양으로 유명한 미국의 애플 파크, 홍콩의 홍콩상하이은행, 영국 블룸버그 본사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자이드 국립 박물관은 별도 에어컨이나 공조 시스템 없이 건물 자체적으로 공기 순환을 통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포스터는 현재를 넘어서 미래 건축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그는 이미 2012년과 2015년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달과 화성의 거주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구 밖의 거주지를 상상한 이 프로젝트에서 포스터와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달이나 화성까지 가져가는 자재를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 현지의 재료를 건축 재료로 쓸 수 있을지를 연구했고 이는 지구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에도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건축물이 있다.
경기도 판교의 한국타이어 본사와 대전의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애플스토어 명동, 가로수길점이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작업이다.
영상으로 인사를 전한 포스터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로서 어떻게 시민 생활의 다양한 면을 다뤄왔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람객이 전시장을 떠날 때 환경의 중요성이라든가 도시화, 개별 건물의 중요성,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어떻게 우리 모두의 도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마릴루 시콜리 시니어 파트너(건축가)는 "포스터의 건축물은 스토리부터 시작해서 외관도 굉장히 달라 전형적인 포스터 스타일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매우 철저한 디자인 과정과 세부(디테일)에 대한 관심"이라고 설명했다.
미술관 공용 공간에서는 다큐멘터리 '노먼 포스터-건축의 무게'가 상영된다.
건축 관련 전공생과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건축용어를 쉬운 글로 변환하는 워크숍 등도 진행된다.
전시는 7월 21일까지. 무료 관람.
/연합뉴스
'지속가능성', '미래건축' 등 5가지 키워드로 프로젝트 50건 소개 199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89)의 건축 철학과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25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막했다.
포스터와 그가 세운 건축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의 수많은 건축물 중 미술관과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대표 프로젝트 50건을 정교한 건축모형과 드로잉, 영상 등으로 소개하는 전시다.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어느 한 가지 개념으로 요약하기 힘든 포스터의 건축 세계를 '지속가능성'과 '레트로핏',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미래건축'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핀다.
'지속가능성'은 1970년대 이후 그의 모든 작업에 내포된 철학이다.
친환경 건물에 대한 생각은 지금은 보편적이지만 당시만 해도 혁신적이었다.
태양광과 풍력을 사용한 자율 에너지 시스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건물, 폐기물 재활용 등을 담은 도시계획인 스페인의 '고메라 지역 연구 프로젝트'(1975)나 자연과 사무실을 하나의 거대한 돔 안에 결합한 '기후 사무소'(Climatroffice. 1971) 등은 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이 전개되기 전 이미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던 포스터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층 사무용 건물에서도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설계가 적용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53층 높이의 코메르츠방크 본사는 자연 환기가 이뤄지며 에너지 소비 수준이 기존 사무용 건물의 절반 정도고, 런던 최초의 친환경 고층 건물인 30 세인트 메리 엑스 빌딩 역시 기존의 동급 빌딩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다.
이미 오래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현대적 해석을 더하는 '레트로핏'(retrofit)도 포스터의 건축 언어 중 하나다.
기존 건물의 재활용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철학과도 연결된다.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의 중정은 원래 잘 드러나지 않았던 외부 공간이었으나, 유리 천장을 씌우면서 내부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박물관의 중심 공간이 됐다.
미국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 국회의사당 등도 '레트로핏'의 사례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현재 스페인의 빌바오 미술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로 불리는 포스터의 랜드마크 건물에는 일터를 친환경적으로, 그리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최첨단 기술이 녹아 있다.
우주선 모양으로 유명한 미국의 애플 파크, 홍콩의 홍콩상하이은행, 영국 블룸버그 본사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자이드 국립 박물관은 별도 에어컨이나 공조 시스템 없이 건물 자체적으로 공기 순환을 통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포스터는 현재를 넘어서 미래 건축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그는 이미 2012년과 2015년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달과 화성의 거주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구 밖의 거주지를 상상한 이 프로젝트에서 포스터와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달이나 화성까지 가져가는 자재를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 현지의 재료를 건축 재료로 쓸 수 있을지를 연구했고 이는 지구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에도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건축물이 있다.
경기도 판교의 한국타이어 본사와 대전의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애플스토어 명동, 가로수길점이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작업이다.
영상으로 인사를 전한 포스터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로서 어떻게 시민 생활의 다양한 면을 다뤄왔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람객이 전시장을 떠날 때 환경의 중요성이라든가 도시화, 개별 건물의 중요성,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어떻게 우리 모두의 도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마릴루 시콜리 시니어 파트너(건축가)는 "포스터의 건축물은 스토리부터 시작해서 외관도 굉장히 달라 전형적인 포스터 스타일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매우 철저한 디자인 과정과 세부(디테일)에 대한 관심"이라고 설명했다.
미술관 공용 공간에서는 다큐멘터리 '노먼 포스터-건축의 무게'가 상영된다.
건축 관련 전공생과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건축용어를 쉬운 글로 변환하는 워크숍 등도 진행된다.
전시는 7월 21일까지. 무료 관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