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왼쪽)과 배우경 언론대응팀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수 증원과 관련한 논문 공모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왼쪽)과 배우경 언론대응팀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수 증원과 관련한 논문 공모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대 교수들이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하며 오는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분야의 진료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 의사 수 추계에 관한 연구 논문을 공모할 뜻도 밝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서울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독선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에 대한 항의와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한 정책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3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개별 교수의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방 비대위원장은 "두 달 이상 지속된 초장시간 근무로 인한 체력 저하 속에서 몸과 마음의 극심한 소모를 다소라도 회복하기 위해 4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시행한다"며 "주기적인 진료 중단은 추후 비대위에서 다시 논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는 의사 정원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 수의 과학적 추계'에 대한 연구 출판 논문을 공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5월 1일부터 비대위 수뇌부 4명이 실질적으로 사직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방 위원장은 "수뇌부 4명은 모두 필수 의료 교수"라며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병원에 앉아서 환자를 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서 사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직서는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사직서 제출이 형식적일 뿐이라고 매도하는 시각이 있는데, 정부가 우리의 진정성을 못 믿겠다면 나는 사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료 붕괴는 5월부터 시작된다"며 "영화 타이타닉에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전까지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연주한다고 승객이 더 살 수 있느냐. 우리는 그런 심정"이라고 부연했다.

배우경 서울의대 교수협 언론대응팀장도 "사직 효력이 문제가 된다면 법원에 가서 다퉈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사직이 안 된다면, 우리는 사직도 안 되는데 출근하지 않아 무단결근으로 징계받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