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취재현장은 현대로템입니다. 지금은 방산으로 더 유명해졌는데요. 최근 국내외에서 대형 철도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이 회사의 모태인 철도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현대로템이 만든 고속철 KTX-청룡도 정식 영업운행을 시작합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KTX-청룡 얘기부터 좀 할까요. 어릴 적 탔던 청룡열차가 생각나는 이름인데 어떤 열차입니까.

<기자>

청룡열차란 말이 롤러코스터란 의미로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죠.

KTX-청룡은 국내에서 가장 빠른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입니다. 이름은 청룡의 해를 맞아 국민 공모로 지어졌고요. 5월부터 운행됩니다.

최고 운행시속은 320km입니다. 8량 2대가 각각 경부선과 호남선에 투입돼 서울-부산을 2시간 10분, 용산-광주를 1시간 반 만에 갑니다.

<앵커>

기존 KTX와 다른 점이 뭔가요.

<기자>

속도도 속도지만 동력전달 방식이 다릅니다.

기존 KTX처럼 기관차가 객차를 끌고 달리는 걸 동력집중식이라고 하는데요. KTX청룡에 적용한 동력분산식은 모터를 객차마다 분산 배치한 겁니다.

세계 고속철도의 70%가 이 동력분산식이고요. 가속과 감속이 우수해 역간 거리가 짧은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합니다.

이 열차를 만든 곳은 현대로템입니다. 부품국산화율이 90%에 달하고요.

개발하는데만 10년, 제작과 시운전 기간까지 더해 15년이 걸렸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군요.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도 있습니까.

<기자>

우여곡절이 좀 있었습니다. 당초 2007년~2016년 연구개발 때 만들어낸 시제차량이 최고속도 430km급 해무(HEMU-430)입니다.

하지만 상용화돼지 못했습니다. 자금문제라는 게 철도업계의 설명이고요.

그 뒤 양산모델로 만들어진 게 시속 260km짜리 KTX-이음과 320km짜리 KTX-청룡입니다.

이음은 2021년 상용화가 됐습니다. 청룡도 같은 해 납품이 됐어야 하는데 못했습니다.

소음문제로 설계를 변경했기 때문인데요. 납기지연으로 현대로템은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앵커>

공들여 개발했는데 손실을 봤으니 억울한 면도 있겠습니다. 수익을 낼 기회는 없나요.

<기자>

다행히 양산이 본격화되면 손실을 만회할 전망입니다. 일단 1년 전 코레일과 SR로부터 총 1.8조원 규모(약 260량) 청룡을 수주했고요.

1세대 KTX-1 내구연한이 다가오는 만큼 차량교체에 따른 추가 수주도 가능합니다.

내구연한은 2034년이고요. 수명연장 없이 폐기됩니다.

제작시간을 고려하면 발주는 2029년 께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요. 6조원 규모로 전망됩니다.

<앵커>

수출은 안하나요.

<기자>

아직까진 고속철도 수출 사례가 없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 들어갈 고속철도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과정에서 들어갈 고속철도 등 수출후보로 거론되긴 합니다.

대신 전철(전동차) 부문에서 최근 해외 수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조2천억 원 규모 호주 전동차 사업을 수주한 뒤 최근 공장 건설을 시작했고요.

올 초엔 1조원 규모 미국 LA메트로 전동차 사업을 수주한 뒤 현지 공장부지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 전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은 어느정도 됩니까.

<기자>

일단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 시장에 수출하면서 기술력은 입증했고요.

재밌는 건 미국시장인데요. 미국 철도하면 서부개척시대부터해서 왠지 철도강국일 것 같지만 아닙니다.

철도가 비행기와 자동차에 밀리면서 연구개발 투자가 잘 안됐기 때문인데요.

그 틈을 현대로템이 잘 비집고 들어가 2008년부터해서 미국 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중국기업이 미국시장을 싹쓸이 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초저가 수주 전략을 펼쳤거든요. 거기다 중국정부가 저금리 차관부터 해서 철도 수출을 전폭적으로 밀어줬습니다.

그렇게 현대로템은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에 기회가 생겼습니다.

<앵커>

계기가 뭔가요.

<기자>

최근 필라델피아 철도청 결정인데요. 중국국영철도제작기업과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맡겨놨더니 납기도 몇 년씩 밀리고 불량이 많다는 이유인데요.

심지어 열차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사실상 중국기업이 미국 시장 퇴출 위기에 몰리는 분위깁니다.

현대로템은 재발주가 나오면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기회를 잘 살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현대로템 철도사업 부문의 소식들을 쭉 살펴봤는데 매출이나 실적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지난해 철도사업부문 매출은 1조5,500억원입니다.

방산부문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면서 철도 매출비중은 43%까지 떨어졌는데요.

신규수주 물량은 철도부문에서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70% 가량이 철도차량 수주입니다.

철도 수주잔고는 현재까지 12조2천억 원입니다.

<앵커>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방한해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는데 방산수출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통상 방산 수출계약은 구매국에서, 그러니까 이번과 같은 경우에는 루마니아에서 체결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루마니아 대통령 방한은 수출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는 다음 달 현대로템이 만든 K2전차 시험사격을 진행할 계획이고요.

수출목표 물량은 10조원 안팎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말씀잘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현대로템 청룡열차 달린다...수출 준비도 착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