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봉 앞두고 내한…"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
'혹성탈출 4' 시각효과 감독 "감정 살아있는 유인원 표현"
"사실적이고 감정이 살아있는 유인원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어요.

이들의 표정을 통해 놀랍도록 미묘한 차이까지 전달하려 했습니다.

"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 4')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에릭 윈퀴스트 시각효과 감독은 23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1년 '혹성탈출' 시리즈에 참여한 이래 디지털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점차 높여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윈퀴스트 감독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비롯해 '엑스맨', '아바타: 물의 길' 등의 제작에 참여한 VFX(시각특수효과) 기업 '웨타 FX'와 함께 '혹성탈출 4'의 비주얼 전반을 책임졌다.

한국인 제작진인 김승석 씨와 순세률 씨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씨는 캐릭터의 표정을 구축하는 페이셜 모델러로, 순 씨는 배우의 움직임을 포착해 촬영하는 모션 캡처 모델러로 일하고 있다.

윈퀴스트 감독은 이날 30여분 분량으로 편집한 버전의 영화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뒤 직접 프레젠테이션에도 나섰다.

그는 "이전 3부작은 미학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톤이었다면, 4편은 그 이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미학적으로 완전히 톤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로드 무비인 이 영화는 '혹성탈출' 프랜차이즈의 새 장을 여는 작품"이라면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혹성탈출 4' 시각효과 감독 "감정 살아있는 유인원 표현"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4'는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들의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침팬지 노아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의 4번째 영화로, 전편의 주인공 시저가 죽고 난 뒤 몇 세기가 흐른 때를 배경으로 한다.

오언 티그가 노아 역을, 케빈 듀랜드가 프록시무스를 각각 연기한 뒤 침팬지와 보노보를 구현한 CG(컴퓨터 그래픽)를 덧입혔다.

둘을 비롯해 등장 캐릭터 대부분이 유인원이고 문명이 붕괴한 미래를 그린 만큼 VFX 기술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유인원들의 모습이나 배경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극의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순세률 모델러는 "배우들이 얼굴에 101개의 점을 찍은 뒤 이 점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생생한 표정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석 모델러는 "과거에는 수동으로 했던 것들을 이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해주고 있다"며 "구현하기 어려운 '말하는 유인원'이 나온다는 점이 우리 영화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지만 실제 촬영은 호주 시드니 인근에서 진행됐다.

윈퀴스트 감독은 "배우가 야외에서 실제로 촬영하는 게 목표였다"면서 "그렇게 해야 배우가 맥락을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성형 AI(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주도하는 예술 활동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혹성탈출 4' 시각효과 감독 "감정 살아있는 유인원 표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