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찍었던 유소연…16년 선수생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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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셰브런 챔피언십 끝으로 은퇴
통산 18승·LPGA '올해의 선수'
"프로생활 즐기지 못한 것 아쉬워
후배 양성 등 골프 발전 노력할 것"
통산 18승·LPGA '올해의 선수'
"프로생활 즐기지 못한 것 아쉬워
후배 양성 등 골프 발전 노력할 것"
프로 골퍼로서 마지막 홀을 마무리하는 유소연(34)의 얼굴은 마냥 밝았다. 그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며 그린에 올랐고 신중하게 마지막 퍼트에 성공했다. 투어 생활을 끝내는 유소연이 ‘라스트 댄스’를 추자 동료들은 뜨겁게 축하했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고진영(29),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이 환하게 웃으며 껴안아 줬고, 그린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최혜진(25), 유해란(23), 안나린(28) 등은 꽃다발을 건넸다. 세계 랭킹 1위를 자랑했던 유소연이 16년간의 선수 활동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유소연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런즈의 칼턴우즈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셰브런 챔피언십(총상금 790만달러) 2라운드를 끝으로 투어를 떠났다. 자신이 메이저 우승을 따낸 대회에서 마지막 춤을 추면서다. 1·2라운드에서 각각 5오버파, 2오버파를 해 커트 탈락했지만 표정은 더없이 즐거워 보였다.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지만 정작 스스로는 “단 한 번도 자랑스러운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소연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LPGA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수가 될지 생각하는 데 사로잡혀 그 순간을 즐기지 못했다”고 했다.
12년간의 미국 투어 활동은 사람을 지치게 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기간에 유소연은 한국에 9개월간 머물렀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커피를 마시러 가는 순간의 행복을 투어 활동 중에는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이제 인생 2막에 나선다. 그는 “골프가 인생의 전부였고 골프가 없는 나 자신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주니어 선수를 돕는 일을 하고 싶고, 또 골프장을 설계할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유소연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런즈의 칼턴우즈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셰브런 챔피언십(총상금 790만달러) 2라운드를 끝으로 투어를 떠났다. 자신이 메이저 우승을 따낸 대회에서 마지막 춤을 추면서다. 1·2라운드에서 각각 5오버파, 2오버파를 해 커트 탈락했지만 표정은 더없이 즐거워 보였다.
메이저 2승, 세계 1위 오른 ‘승부사’
유소연은 한국 여자골프의 황금기를 이끈 주인공이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고 프로로 데뷔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0승, LPGA투어에서는 US여자오픈(2011년)과 ANA 인스퍼레이션(2017년·지금의 셰브런 챔피언십)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6승을 거뒀다. 일본에서의 2승을 포함해 프로 통산 18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2017년엔 올해의 선수와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수상했고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누구보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지만 정작 스스로는 “단 한 번도 자랑스러운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소연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LPGA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수가 될지 생각하는 데 사로잡혀 그 순간을 즐기지 못했다”고 했다.
12년간의 미국 투어 활동은 사람을 지치게 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기간에 유소연은 한국에 9개월간 머물렀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커피를 마시러 가는 순간의 행복을 투어 활동 중에는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세대 영감 주는 사람 되고파”
유소연은 후배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준 선수였다. 그는 “한 인간으로서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고 여자골프와 골프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퇴 경기에서 아자하라 무뇨스(스페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아타야 티띠꾼(태국) 등 외국 선수들까지 축하행렬에 동참한 이유였다. 그는 “은퇴를 발표한 이후 동료들이 사랑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줬고 후배 선수들이 ‘영감을 주는 선수’라고 말해줬다”며 “처음으로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유소연은 이제 인생 2막에 나선다. 그는 “골프가 인생의 전부였고 골프가 없는 나 자신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주니어 선수를 돕는 일을 하고 싶고, 또 골프장을 설계할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