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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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열중한 ‘기업개미’ 상장사들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부는 영업이익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정도다. 주로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그리고 미국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코인 관련주에 집중한 결과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주가는 지지부진해 주주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美 ‘급등주’ 상승세 탑승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광피혁은 지난 1년간 주식 평가이익이 623억원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63억원)의 10배에 가깝다. 보유한 지분증권의 장부가액도 3111억원에 달했다. 모피·가죽 제조업체 조광피혁은 2013년부터 버크셔해서웨이에 ‘장투’한 유명 기업개미다. 이들 포트폴리오는 버크셔해서웨이(61.3%), 애플(25.6%)이 대부분이지만,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 같은 ETF에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투자처인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작년 초부터 현재까지 31.14% 오르며 꾸준한 우상향 추세다.

인테리어 업체 국보디자인은 ‘매그니피센트 7(M7)’에 집중했다. 그 중에서도 엔비디아 알파벳 테슬라 등 5개 종목에 고루 투자했다. 같은 기간 주식 평가이익은 1873억원까지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324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한편으로 지난해 주가가 408.17% 올랐던 핀테크 업체 어펌홀딩스, 259.13% 오른 양자컴퓨터 회사 아이온큐, 그리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도 일찌감치 발굴해 성과를 냈다.

중견 건설사 서희건설은 369억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익엔 못 미치쳐도 분산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6개 종목에도 투자했지만, 해외 종목의 11개 투자가 이들의 핵심이다. M7를 포트폴리오 주요 축으로, 인공지능(AI) 시대 각광받는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주가 상승률 179.32%) 같은 종목 투자를 놓치지 않았다. ETF 중에선 ‘인베스코 솔라 ETF(TAN)’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IVV)’ 등을 처분하면서도 ICE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SOXX는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TAN은 –26.86% 하락한 반면 SOXX는 65.56% 올랐다.

삼성전자우·고배당 ETF에도 투자

국내주식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들도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SG세계물산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등 12개 국내 상장사에 투자했다. 평가이익은 펀드를 포함해 73억원이 늘었다. 작년 이 회사 영업이익(18억원)의 4배다. 대한뉴팜은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 ‘TIGER 코스피고배당 ETF’ ‘ARIRANG 고배당주 ETF’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경인전자는 서던컴퍼니 코인베이스 등 해외 주식과 함께 네이버카카오에도 투자했다.

상장사들의 주식투자 활동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영업환경이 악화했을 때 숨통을 틔우는 용도가 될 수 있지만, 투자 활동의 전문성에 의심을 갖는 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작년 국보디자인을 상대로 이사 사퇴 및 사과를 담은 주주제안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들 주가는 투자 성과와 별개로 실적에 따라 움직였다. 작년 초부터 SG세계물산(-23.6%) 경인전자(-10.95%) 대한뉴팜(-7.73%) 등의 주가는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회사 여윳돈을 전부 주식에 투자해도 그것은 경영자의 판단이지만, 일반 투자자들 수준이 높아진 만큼 본업과의 균형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