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이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동석은 18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범죄도시4' 인터뷰에서 "이 시리즈와 마석도라는 캐릭터는 제 영혼과 뼈를 갈아 넣었다"며 "많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개봉 일주일 전 이미 20만명이 넘는 사전 예매량으로 전체 예매율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8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예매율은 69.9%로 '범죄도시4'가 역대급 화제성을 가진 작품임을 입증한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직접 썼을 뿐 아니라 주인공 마석도를 연기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그 누구보다 깊이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범죄도시4'까지 제작을 마친 마동석은 현재 5편부터 8편까지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첫 편이 미성년자관람불가라는 핸디캡에도 68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주목받았고, 코로나19 시기에 개봉한 '범죄도시2'는 1269만명을 동원하며 극장가의 구원투수가 됐다. 이후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3'까지 1068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고, 이번에 공개되는 '범죄도시4'는 정식 개봉도 전에 164개국 선판매 소식을 전하면서 'K-액션' 대표 브랜드의 위상을 뽐냈다. 한국 영화 최초로 '트리플 천만'이라는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목표로 하는 건, 다음 작품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순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그 목표는 변함이 없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범죄도시4'의 손익분기점은 350만명이다.

'범죄도시4' 개봉과 함께 마동석은 코로나19 시기였던 3년 전에 혼인신고를 했던 아내 예정화와 늦깎이 결혼식을 오는 5월에 치를 예정이다. 마동석은 "올해 제가 촬영이 없어서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많이 바쁘다"고 웃으며 "결혼 준비도 남들이 하는 것처럼 차근차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마동석과 일문일답
배우 마동석/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 벌써 반응이 심상치 않다.

1편 기획하고 만들 때 '프렌차이즈가 됐으면 한다'고 말하면서 강조한 게 '차별화'였다. '형사 범죄 액션 오락물'라는 장르의 특성상 '권선징악'은 항상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변주하지 않는다면 '프렌차이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편한편 만들면서 상황이 다르고, 감정적으로 달라지면서 '굳이 차별화를 염두하지 않아도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편을 찍을 때 3, 4편 대본 작업을 했다. 피드백을 보고 보완해서 만든 게 아니다. 순서대로 그냥 하는 거다. 2편할 때 이미 3편 빌런 이준혁을 캐스팅했고, 3, 4편 촬영도 같이 했다. '톤은 다르지 않겠나' 싶었는데, 다행히 잘 지켜졌다. 3편은 가볍게, 4편은 보다 무거운 얘기가 된 거 같다. 저희의 목표는 분명하다. 프렌차이즈를 이어가기 위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거다. 다행히 베를린영화제에 갔을 때 반응이 너무 폭발적이었다. 처음에 집행위원장이 '여긴 재미없으면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겁을 줬다. 그런데 한명도 안나가고, 환호해주시더라. 번역을 했을 때 유머가 통할까 걱정했는데, 다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자막이 없어도 이해가 돼 재밌다고 하시더라. 액션의 기술이 매 편마다 달라서 좋다는 분도 계셨다.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었다. 지금은 5, 6, 7, 8 대본을 쓰고 있다. 이번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겨서 더 작업할 수 있길 바라본다. 짧은 질문에 길게 답했다.(웃음)

▲ 시리즈가 워낙 흥행하다보니 작업하면서 부담감은 없을까. 벌써 '트리플 천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트리플 만이라는 말은 감사하지만, 봐야 하지 않겠나. 다만 작업을 하면서 관객수를 위해 수정하진 않았다. 무조건 재미만 생각했다.

▲ 왜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프렌차이즈를 고려했을까.

제가 이런 걸 좋아하는 거 같다. 어릴 때부터 어릴 때 본 '록키', '람보', '다이하드' 같은 영화를 재밌게 봤고, 로망이 됐다. 그런 작품 안에 제가 할 수 있는 복싱이나 이런 것을 녹여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자고 일어났을 때 '이걸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요즘은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액션 프렌차이즈 영화도 만들고 있다. 로망이었던 일이 막상 닥쳐보니 생각할 것도 많고 어렵긴 했다. 머리는 아픈데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 이번 편에선 장이수가 다시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줬다.

그 캐릭터가 굉장히 좋다. 사납지만 자연스러운 유머가 펼쳐진다. 제가 건너건너 아는 사람 중에 장이수같진 않지만, 그렇게 사나운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말랑말랑해져있더라. 장이수도 세월이 지나 그런 지점이 있을 거 같았다. 1편의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좋지만, 지금의 장이수의 모습을 써야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말랑말랑한 장이수 캐릭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박지환이라는 배우가 워낙 연기를 잘한다. 장이수가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현장에서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걸 박지환이 훌륭하게 연기해 재밌는 장면이 많이 만들어졌다.

▲ 그러면 마석도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마석도가 과학적인 수사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형사 중에 '어릴 때부터 형사를 했고, 저는 무식하지만 똑똑한 사람과 손잡고 일해 범인을 잡으면 된다'는 말을 하는 분이 계셨다. 그것처럼 마석도도 똑똑한 사이버수사대와 함께 작업을 한다.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그게 이전보다 더 노련해 진 지점이라 생각했다.

▲ 이번에도 악역들이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김무열 배우가 연기하는 액션의 위험 수위가 높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했던 배우를 섭외해야 했다. 무열이는 사람도 좋고, 연기도 잘해서 같이 하자고 했다. 장동철을 연기한 이동휘 배우도 굉장히 잘해준 거 같다. 본래 장동철의 서사가 더 있었는데, 이 얘길 풀어가려고 하니 '범죄액션' 이 아니라 '범죄수사'가 돼 많이 덜어냈다. 그런데도 그 부분을 잘 표현해줬다.

▲ 연기도 하고, 글도 쓰고, 캐스팅까지 여러 작업을 같이하다보니 힘들진 않나.

글 쓰는게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액션을 위해 운동도 해야 한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랑 같이 운동도 하는데, 그들이 체육관에 오면 제가 복싱하고 있고, 사무실가면 회의하고 글을 쓰고 있었다. 그렇게 움직이다보니 '부지런히 하는구나' 하고 후배들도 알아주는 거 같다.

▲ 권일용 동국대 교수의 깜짝 출연도 눈길을 끌였다.

'이런게 실제로 가능하냐' 이런 것들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다른 형사들의 이야기, 수사 기법 등의 현설적인 부분을 검수받고 했다. 그러다가 경찰 높으신 분이 계시는데, 이 분을 해줬으면 했다. 그런데 '죽어도 안한다. 연기를 못하고 하면 안된다'고 하더라. 우리나라에서 사건 해결에 큰 부분을 담당하셨는데, 연기는 다른 거니까. 대사도 있고 부담스러워 했지만 제 설득에 넘어오셨다. '그래, 형사가 이런 맛이 있어야지'라는 대사는 저랑 얘기하다 그분이 직접 한 말이었다. 그걸 살려 대사로 썼고, 촬영장에선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 함께 연기한 배우들도 마동석의 괴력에 놀라워한다.

제가 위험하긴 하다.(웃음) 제가 나이를 먹어가니 힘을 부각하기보다는 다른 부분을 강조하려고 고민하곤 있다. 예전엔 영화 '이웃사람들'을 할 땐 와이어 찰 시간이 없어서 '내가 날려볼께'하고 배우를 들어서 날리고, '악인전'을 할때도 김무열 배우의 옷이 손 모양으로 뜯어져서 놀라긴 했다. 제가 악력도 세고, 힘도 세고 그렇다. 복싱 선수를 할 때에도 저보다 나이 많은 형들과 스파링을 했다. 그런 게 남아있는 건 같다. 이번에도 김무열 배우가 촬영을 하다가 손을 붙잡고 있길래, '왜그래' 하고 물어봤더니 제가 걱정할까봐 '아니에요' 하더라. 그래서 그냥 찍었는데, 알고보니 저를 주먹으로 때리다가 다쳤다고 하더라.

▲ '범죄도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해 만들어지는데, 많은 사건 중 어떤 것들을 취사선택할까.

영화하하기 적합한 걸 한다. 이번엔 사이버 범죄에 액션이 나와 놀랄 수 있는데, 사이버 범죄 운영자는 대부분 폭력배다. 신고하면 집으로 찾아가고, 돈을 안 가져오면 협박하고 그런 식이다. 그렇게 점조직처럼 돼 있다. 너무 재밌는 사건인데, 너무 긴 건 시리즈로 풀려고 준비하고 있다. 지금 작업 중인 5, 6, 7, 8편은 모양새가 좀 더 현대적이고 글로벌적인 시도가 될 거 같은데, 자세하게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외국인들도 나오고 좀 더 글로벌하게 보일 수 있는 내부적인 데이터가 돼 있는 편이 있다. 지금 말하긴 힘들다.(웃음)

▲ 식상함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

'범죄도시'는 처음 나올 때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 '범죄도시'만 보면 식상할 수 있다. 훌륭한 한국 영화가 많다. '파묘'같은, 이런 영화를 즐겨 주시고, 그러다가 우리만의 색깔을 봐 주셨으면 한다. 우리만의 유머, 서스펜서를 가져가는게 목표다. 요즘 형사, 프로파일러들을 만나면 '알리고 싶다'하는 것들이 있다. 제가 말씀드리면 깜짝 놀랄 일들이다. 그런 것들이 차후에 나올 예정이다. 생각해보면 어려움도 항상 있었던 거 같다. 2편 개봉할 때, 3편 개봉할 때 다들 하지 말라고 했다.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감사하게 잘됐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잘된 영화만 생각해서 그런 거다. 아직도 쉽진 않다.

▲ 이렇게 바쁜데, 개인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느라 더 바쁠 거 같다.

매일매일이 바쁘다. 쉬는 시간에는 계속 복싱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대본작업하고 있다. 준비하는 게 여러개라 굉장히 열심히 일해야 한다. 결혼 준비는 보통 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 조용히 할 거라, 하는 만큼만 하는 중이다. 저는 올해 촬영을 덜하고 쉬었다. 그래서 덜 바쁠지 알았다. 그런데 준비하는 게 너무 많더라. 준비할 때가 더 바쁜거 같다. 글작업도 그렇고. 대본이 잘나오면 되는데, 그게 정말 어려운 거 같다. 그래서 글 잘쓰는 분들을 다 존경한다.

▲ 마동석에게 '범죄도시'는 뭘까.

'범죄도시'에는 제가 관여가 많이 돼 있다.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쉽지 않았다. 말로 다 표현이 안되지만 사람들이 겪기 힘든 고통도 겪고, 다치는 일도 많았다. 생사를 넘나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건을 경험하면서 이걸 할 수 있다는 거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범죄도시'와 마석도는 제 영혼, 뼈를 갈아 넣은 작품이다. 많이 특별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