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세계은행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세계은행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최근 원화와 엔화 가치 급락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내놨다. 양국 재무장관이 함께 구두개입성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외신 인터뷰를 통해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은행에서 면담하면서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퍼지면서 원화와 엔화는 모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달러당 1400원을 찍었고, 엔·달러 환율은 34년 만에 최고 수준인 154엔대까지 올라섰다.

한국에선 최 부총리, 이 총재, 김병환 기재부 1차관 등이 구두개입성 발언을 한 데 이어 16일 오후엔 한은과 기재부가 담당 국장 공동명의로 공식 구두개입을 했다. 일본도 연일 스즈키 재무상이 시장 안정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번에 양국 재무장관이 공동 메시지를 냄으로써 환율 안정 의지를 더욱 강하게 천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도 이날 이 총재의 외신 인터뷰를 통해 구두개입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 총재는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환율 변동성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고환율의 원인으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의 약세 등을 꼽았다. 이날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상은 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데도 합의했다. 17일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까지 참석하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가 열린다.

강진규/박상용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