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중동·물가 겹악재에 체육대회까지 미룬 기재부 [관가 포커스]
22년엔 10월, 23년엔 5월에 열려
부처 행사지만…외부 요인에 일정 '흔들흔들'
17일 기재부 관계자는 "5월 11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부처 체육대회를 오는 가을로 미루기로 하고 최근 각 실·국별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다음주께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일정 연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있다.
기재부가 연례행사인 체육대회 일정을 약 한 달 앞두고 급작스레 미룬 것은 최근 부처 안팎의 분위기가 엄중해서다.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 각 부처의 책임론도 불거지는데, ‘기재부가 한가롭게 체육대회 할 때냐’는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점도 체육대회 일정을 미룬 요인 중 하나다. 부처 관계자는 “고(高)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 상황마저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축구 경기를 하다 만일 부상자까지 나오면 두 배로 욕먹을 것”이라고 했다.
체육대회의 주인공인 사무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쉬는 날(토요일)에 열리는 귀찮은 행사였는데 잘 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1년에 한 차례 있는 단합대회인데 갑자기 미뤄져서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재부 체육대회는 부총리와 각 실국간부, 직원, 가족이 모이는 부처 행사지만 정작 외부 요인으로 해마다 개최 시기가 바뀌고 있다. 기재부 체육대회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2021년엔 열리지 않다가 2022년에 다시 시작됐다. 2022년엔 10월에 열렸지만, 이듬해 5월로 행사 일정이 앞당겨졌다. 당시 관가에선 추경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앞두고 5월로 일정을 앞당겼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올해엔 다시 10월쯤으로 날짜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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