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홈런 공동 1위' 최정 "이승엽 감독님 기록과 타이,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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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KIA전 9회말 극적인 동점포로 467호 작렬
"주목받는 건 부담스러워…468호 홈런, 언젠가는 나올 테니까" 최정(37·SSG 랜더스)을 위한 날이었다.
그런 분위기가 내성적인 최정을 힘들게 했지만, 최정은 이마저도 극복하고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최정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3-4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마무리 정해영의 5구째 시속 147㎞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9호 이자, 프로 20년 차를 맞은 최정의 개인 통산 467호 홈런이다.
2013년 6월 20일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352번째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10년 8개월 동안 이 부문 1위에는 이승엽 감독 이름만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이날부터 이승엽 감독과 최정의 이름이 KBO 개인 통산 홈런 1위 자리에 나란히 있다.
최정은 홈런 한 개를 추가하면,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을 넘어 KBO 개인 통산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선다.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 홈런 기록도 바꿔놓는다.
경기 내내 최정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SSG 구단과 KBO는 최정의 기록적인 공을 확보하기 위해, 최정이 타석에 설 때마다 '표시'를 한 공을 투수에게 건넸다.
최정은 "내가 타석에 설 때마다 투수에게 새 공을 건네는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마음이 조금 흔들린 최정은 1, 3, 5회에는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7회에 좌전 안타를 쳤다.
3-4로 뒤진 9회말 2사 후에는 극적인 동점포를 쳤다.
이렇게 최정은 역사적인 '467번째' 홈런에 '서사'까지 담았다.
최정의 동점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SSG는 6-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최정은 "내 홈런으로 동점이 되고, 한유섬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리 팀이 승리해 기쁘다"고 '평범한 소감'을 밝혔다.
취재진이 '기록'을 상기시킨 뒤에야 "정말 대단한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과 타이를 이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최정은 "오늘 홈런을 쳐서, 부담감이 더 줄었다"고 했지만, 468호 홈런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은 더 뜨거워졌다.
--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KBO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가 됐다.
▲ 동점만 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9회말 2사 후에 내 홈런으로 동점이 되고, 한유섬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해서 기쁘다.
내가 이렇게 주목받는 게, 참 영광스럽다.
정말 대단한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 대기록을 앞둔 터라 압박감을 느꼈을 텐데.
▲ 이상하게 부담이 되더라. 이상한 상상도 하고, 욕심도 내봤다.
내 타석이 되면 공을 바꾸고, (KIA 포수) 김태군이 '전 국민이 선배의 홈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서 더 기분이 이상했다.
-- 467호 홈런을 친 상황을 떠올려보면.
▲ 정해영의 공이 워낙 좋아서 홈런을 노리진 않았다.
사실 나는 볼넷을 기대했다.
그런데 3볼에서 정해영이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넣었다.
'그래, 마무리 투수라면 이 정도 승리욕은 있어야지'라고 생각했고, 빠른 공을 노렸다.
예상대로 직구가 왔고, 다행히 홈런이 됐다.
-- 대기록을 세우고도 담담한 표정인데.
▲ 내가 이승엽 감독님처럼 국외 리그를 뛰고 돌아왔다면, 이번 기록에 더 자부심을 느낄 텐데…. 홈런 한 개를 더 쳐서 이승엽 감독님의 KBO 기록을 넘어서도, 나는 '실제로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 앞선 타석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는데.
▲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지키면서 냉철하게 대처해야 했는데, 뭔가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5회 (삼진을 당할 때는) 나도 모르게 욕심이 나서 큰 스윙도 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에게 '나 좀 살려줘, 못 하겠다'라고 하소연도 했다.
다행히 7회에 안타가 나오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타격 자세도 돌아왔다.
-- 최정이 홈런 타자가 된 계기가 있나.
▲ 지금도 홈런 타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시즌에 20홈런을 치기 전에도 나는 '홈런이 잘 나온다'고 생각했다.
2011, 2012년부터 공이 뜨기 시작했고, 홈런도 늘었다.
미겔 카브레라의 타격 자세를 따라 하는 중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경기 때 정말 좋은 타구가 나왔다.
중월 홈런이 됐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내가 밀어서 홈런을 칠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그때 '아, 이거다'라고 생각했고 이후 공을 띄우는 훈련을 많이 했다.
-- 프로 20년 차에도 홈런왕 경쟁을 펼치는 걸, 팬들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그냥 내 나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예전보다 회복이 더디다는 건 느낀다.
하지만, 몸 관리를 열심히 하면 후배들에게 처지지 않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믿는다.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좋은 선배들과 생활하면서 많이 배웠다.
20년 동안 크게 다치지 않고 잘 버틴 나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 이제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 기록을 경신하는데.
▲ 나는 은퇴할 때까지 '시즌 10홈런'만 생각할 것이다.
-- 468호 홈런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 홈런 한 개는 언젠가 나오지 않겠나.
이런 생각으로 매일 경기를 치를 것이다.
오늘 홈런을 쳐서, 부담감이 줄었다.
물론 빨리 468호 홈런을 치면, 더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사실 지금 가장 큰 걱정은, 팀이 지는 경기에서 내가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꼭 이기는 경기에서 468호 홈런을 치고 싶다.
/연합뉴스
"주목받는 건 부담스러워…468호 홈런, 언젠가는 나올 테니까" 최정(37·SSG 랜더스)을 위한 날이었다.
그런 분위기가 내성적인 최정을 힘들게 했지만, 최정은 이마저도 극복하고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최정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3-4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마무리 정해영의 5구째 시속 147㎞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9호 이자, 프로 20년 차를 맞은 최정의 개인 통산 467호 홈런이다.
2013년 6월 20일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352번째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10년 8개월 동안 이 부문 1위에는 이승엽 감독 이름만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이날부터 이승엽 감독과 최정의 이름이 KBO 개인 통산 홈런 1위 자리에 나란히 있다.
최정은 홈런 한 개를 추가하면,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을 넘어 KBO 개인 통산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선다.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 홈런 기록도 바꿔놓는다.
경기 내내 최정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SSG 구단과 KBO는 최정의 기록적인 공을 확보하기 위해, 최정이 타석에 설 때마다 '표시'를 한 공을 투수에게 건넸다.
최정은 "내가 타석에 설 때마다 투수에게 새 공을 건네는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마음이 조금 흔들린 최정은 1, 3, 5회에는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7회에 좌전 안타를 쳤다.
3-4로 뒤진 9회말 2사 후에는 극적인 동점포를 쳤다.
이렇게 최정은 역사적인 '467번째' 홈런에 '서사'까지 담았다.
최정의 동점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SSG는 6-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최정은 "내 홈런으로 동점이 되고, 한유섬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리 팀이 승리해 기쁘다"고 '평범한 소감'을 밝혔다.
취재진이 '기록'을 상기시킨 뒤에야 "정말 대단한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과 타이를 이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최정은 "오늘 홈런을 쳐서, 부담감이 더 줄었다"고 했지만, 468호 홈런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은 더 뜨거워졌다.
--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KBO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가 됐다.
▲ 동점만 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9회말 2사 후에 내 홈런으로 동점이 되고, 한유섬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해서 기쁘다.
내가 이렇게 주목받는 게, 참 영광스럽다.
정말 대단한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 대기록을 앞둔 터라 압박감을 느꼈을 텐데.
▲ 이상하게 부담이 되더라. 이상한 상상도 하고, 욕심도 내봤다.
내 타석이 되면 공을 바꾸고, (KIA 포수) 김태군이 '전 국민이 선배의 홈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서 더 기분이 이상했다.
-- 467호 홈런을 친 상황을 떠올려보면.
▲ 정해영의 공이 워낙 좋아서 홈런을 노리진 않았다.
사실 나는 볼넷을 기대했다.
그런데 3볼에서 정해영이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넣었다.
'그래, 마무리 투수라면 이 정도 승리욕은 있어야지'라고 생각했고, 빠른 공을 노렸다.
예상대로 직구가 왔고, 다행히 홈런이 됐다.
-- 대기록을 세우고도 담담한 표정인데.
▲ 내가 이승엽 감독님처럼 국외 리그를 뛰고 돌아왔다면, 이번 기록에 더 자부심을 느낄 텐데…. 홈런 한 개를 더 쳐서 이승엽 감독님의 KBO 기록을 넘어서도, 나는 '실제로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 앞선 타석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는데.
▲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지키면서 냉철하게 대처해야 했는데, 뭔가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5회 (삼진을 당할 때는) 나도 모르게 욕심이 나서 큰 스윙도 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에게 '나 좀 살려줘, 못 하겠다'라고 하소연도 했다.
다행히 7회에 안타가 나오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타격 자세도 돌아왔다.
-- 최정이 홈런 타자가 된 계기가 있나.
▲ 지금도 홈런 타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시즌에 20홈런을 치기 전에도 나는 '홈런이 잘 나온다'고 생각했다.
2011, 2012년부터 공이 뜨기 시작했고, 홈런도 늘었다.
미겔 카브레라의 타격 자세를 따라 하는 중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경기 때 정말 좋은 타구가 나왔다.
중월 홈런이 됐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내가 밀어서 홈런을 칠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그때 '아, 이거다'라고 생각했고 이후 공을 띄우는 훈련을 많이 했다.
-- 프로 20년 차에도 홈런왕 경쟁을 펼치는 걸, 팬들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그냥 내 나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예전보다 회복이 더디다는 건 느낀다.
하지만, 몸 관리를 열심히 하면 후배들에게 처지지 않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믿는다.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좋은 선배들과 생활하면서 많이 배웠다.
20년 동안 크게 다치지 않고 잘 버틴 나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 이제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 기록을 경신하는데.
▲ 나는 은퇴할 때까지 '시즌 10홈런'만 생각할 것이다.
-- 468호 홈런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 홈런 한 개는 언젠가 나오지 않겠나.
이런 생각으로 매일 경기를 치를 것이다.
오늘 홈런을 쳐서, 부담감이 줄었다.
물론 빨리 468호 홈런을 치면, 더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사실 지금 가장 큰 걱정은, 팀이 지는 경기에서 내가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꼭 이기는 경기에서 468호 홈런을 치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