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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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는 ‘디자인 삼성’의 고향이다. 2005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디자인 혁명이 필요하다”고 선언한 곳이 바로 밀라노다. 뛰어난 성능만으론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삼성전자는 온갖 시행착오 끝에 첫 번째 ‘디자인 삼성’ 제품인 보르도 TV를 이듬해 내놨다. 보르도 TV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대 넘게 팔리며 삼성에 처음 ‘세계 TV 챔피언’ 벨트를 안겨줬고 삼성은 그 타이틀을 18년 동안 품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밀라노에서 ‘디자인 경영’을 선언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사진)은 15일(현지시간)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에서 열린 ‘공존의 미래’ 행사에서 “이번 전시는 삼성의 디자인 방향성을 알려줄 좋은 기회”라며 “디자인 혁신을 통해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기간 밀라노 전역에서 여러 기업이 독특한 콘셉트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푸오리살로네’의 일환이다. 삼성전자가 푸오리살로네에서 디자인 경영 관련 전시를 한 건 2019년 후 5년 만이다.

이번 전시는 ‘본질, 혁신, 조화’라는 세 개 디자인 지향점을 주제로 감성적인 오브제와 영상들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이런 디자인 철학을 반영해 비스포크 제품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더욱 멋진 디자인을 위해 이탈리아 프리미엄 소재 브랜드인 무티나, 알피와 손을 잡았다. 이렇게 재탄생한 비스포크 냉장고와 에어드레서에선 공예적인 음양각 패턴과 함께 섬세한 나무 질감이 느껴졌다.

밀라노=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