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안전 투자 수요에 ELS보다 발행액 많아진 DLB…"아직 채권 금리 높을 때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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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안전 투자 수요에 ELS보다 발행액 많아진 DLB…"아직 채권 금리 높을 때 사야"
올 들어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올해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발행액이 ELS를 넘어섰다. 채권 금리가 여전히 높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한 기관 투자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12일까지 DLB 총 발행액(원화+외화) 합산액은 4조812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발행된 파생결합증권 종류 중 가장 발행액이 많았다. 같은 기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4조4145억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4조4290억원 수준이다. 이번 달만 놓고 보면 DLB 발행액이 7369억원으로 ELS 발행액(3606억원)의 2배에 육박했다.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ELS는 통상 DLB보다 발행액이 2~3배 가량 많다. 그러나 홍콩 H지수 기반 ELS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해 올해 들어 ELS 발행량은 급감하면서 발행액이 역전됐다.

DLB는 원자재, 통화, 농산물,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발행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라 손실이 커질 수 있는 ELS와 달리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90% 이상 투자하고 나머지를 파생상품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낸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DLB는 다수가 금리형 상품이다. 최근 1년간 발행된 DLB 1374개(기초자산 1개 상품 기준) 중 'CD91일물 금리' 또는 '국고채 3개월 금리'를 기반으로 한 상품이 1222개로 88.9%를 차지한다. 기초자산이 국고채 금리라면 해당 금리가 발행사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쿠폰)을 지급한다.

가령 '하나증권(DLB)1694회'의 국채 금리가 만기까지 8% 초과해 오르면 연 3.91%, 8% 이하일 경우 3.9%의 수익을 지급한다. 사실상 연 3.9% 수준의 확정적인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인 셈이다. 시중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가 연 2.4~3.6% 사이인 점을 고려하면 예금 대비 조금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ELS 수요가 줄어들면서 안전한 DLB로 수요가 분산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시중 채권금리가 뛰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시사한 점도 DLB 투자 수요를 늘린 배경으로 꼽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안전 수익을 추구한 기관 투자가들이 DLB를 산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관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자금을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