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시리즈 4번째 작품…원년 멤버들도 출동
재미 속에 숨겨둔 추억들…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
1984년 할리우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무서우면서도 코믹한 느낌의 유령을 그려낸 시각특수효과에 재치 넘치는 대사를 결합해 호러 코미디의 명작으로 꼽힌다.

초자연적 존재인 유령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 그룹인 고스트버스터즈가 미신이 아닌 과학기술의 힘으로 유령을 사로잡는다는 독특한 설정을 토대로 한다.

영화 속 유령은 마치 물질적 존재처럼 고스트버스터즈가 쏜 레이저 빔에 맞으면 유령 포획 장비인 '프로톤 팩'에 빨려 들어가고, 고스트버스터즈의 본부인 소방서에 있는 자그마한 격리 장치 속에 가둬진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이 작품은 '고스트버스터즈 2'(1990)와 리부트 작품인 '고스트버스터즈'(2016), 3편에 해당하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2021)로 이어졌지만, 후속작들은 1편만큼 성공을 거두진 못했고 혹평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은 40년에 걸친 이 시리즈의 4편 격으로, '고스트버스터즈'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느낌이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에 처음 등장해 고스트버스터즈의 세대교체를 이룬 캐릭터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주역을 맡았다.

싱글맘 캘리(캐리 쿤 분), 아들 트레버(핀 울프하드), 딸 피비(매케나 그레이스), 그리고 캘리 가족과 함께하는 그루버슨(폴 러드)이 그들이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를 배경으로 했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와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 이들은 고층 빌딩이 빽빽이 늘어선 뉴욕을 무대로 유령 퇴치 활동을 펼친다.

도입부에서 캘리 가족과 그루버슨은 뉴욕 도심의 하수구에서 튀어나온 드래곤 유령을 쫓아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을 한다.

유령에 맞서는 피비의 솜씨와 근성이 예사롭지 않다.

재미 속에 숨겨둔 추억들…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
이번 작품의 빌런은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위력의 유령 '데스칠'이다.

고대 유물에 갇혀 있던 이 유령이 풀려나면서 뉴욕이 얼음 도시로 변할 위기에 처하고, 고스트버스터즈가 그에게 대항해 결전을 벌인다.

1편의 고스트버스터즈 원년 멤버인 피터 벵크먼(빌 머리), 레이 스탠츠(댄 애크로이드), 윈스턴 제드모어(어니 허드슨) 등은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에 이어 이번에도 조력자로 나선다.

책 냄새가 물씬 풍길 것만 같은 조용한 도서관 서고에 불쑥 나타나는 유령처럼, 영화 곳곳에 1편에 대한 오마주가 숨어 있다.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를 처음부터 본 관객이라면 아직도 젊은 시절의 인상을 간직한 빌 머리의 얼굴과 신나는 주제곡 못지않게 반가울 수밖에 없는 장면들이다.

'고스트버스터즈'의 팬은 재미와 함께 향수에 젖을 수 있어 더없이 좋겠지만, 이야기 구조가 단순해 팬이 아니라도 영화를 즐기는 데 별 무리가 없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의 공동 각본가이자 총괄 프로듀서인 길 키넌 감독이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의 연출을 맡았다.

어린 시절 '고스트버스터즈'를 본 기억을 잊을 수 없다는 키넌 감독은 "내가 '고스트버스터즈'를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한 나이의 관객들도 그때 내가 느낀 스릴을 (이번 작품에서) 똑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4분. 12세 관람가.

재미 속에 숨겨둔 추억들…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