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결정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연 3.50%인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결정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연 3.50%인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후 10회 연속 동결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유가가 더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 경로(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일각의 해석에는 “아직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다”며 “깜빡이를 켤까 말까 자료를 보면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결정문과 비교하면 “충분히 장기간 유지한다”는 표현에서 ‘장기간’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유가를 지목했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예상대로 움직이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라며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총재 발언은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당초 기대에 비해서는 신중한 접근으로 받아들여졌다. 시장은 완화적 기조로 해석했다. 이날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0.063%포인트 내린(채권 가격은 상승) 연 3.403%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원30전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한 1375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