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명 주한대사에 연설…"유엔 대북제재 유지 국제사회와 긴밀공조"
조태열 "규범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 극복에 더 많은 역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2일 주한 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규범 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내외부의 도전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한국이 과거보다 많은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제1차 주한대사 대상 '고위급 정책강연회'(2024 KNDA Meets Ambassadors)에서 '우리 외교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설명하며 이런 취지로 말했다.

고위급 정책강연회는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주한대사를 상대로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60여 명의 주한대사와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 장관이 첫 연사로 나섰다.

조 장관은 과거에는 한국이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오늘날에는 국제질서의 현재와 미래,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에 한국의 선택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G7이 확대될 경우 여기에 한국과 같은 나라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나오고 있는 것은 그러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상호 연계된 상황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안전은 남중국해를 지나는 모든 국가의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며 인태 지역이 한반도 안보에 지니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한국의 인태전략은 강력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에 확고한 기초를 두고 있다"면서도 "중국 역시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서울에서 4년여 만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저의 중국 카운터파트(중국 외교부장)와도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데 실망을 표하고, 기존의 유엔 대북제재 체제가 굳건히 유지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과 (제재) 한도를 넘는 석유를 획득할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한국은 유리하지 않은 지정학적 운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국가가 더는 아니라며,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현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