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과 맞붙은 스모 선수, 아케보노 사망
일본 스모에서 외국인 선수 최초로 가장 높은 등급인 요코즈나(橫網)까지 오른 후 격투기에 진출해 최홍만과도 대결했던 아케보노 타로가 세상을 떠났다.

아케보노가 이달 초 일본 도쿄 지역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향년 54세로 사망했다고 11일 AP 통신과 일본 언론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 태생인 아케보노는 학창 시절 농구선수로 뛰다가 스모 선수로 변신했다. 1993년에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요코즈나가 돼 화제를 모았다.

아케보노는 2003년 요코즈나 출신으로는 최초로 입식격투기 K-1 선수로 데뷔했지만 통산 전적 1승 9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장 203㎝에 230㎏를 훌쩍 넘은 체중인 그는 격투기에서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아케보노는 최홍만(43)과도 K-1에서 세 차례 맞붙었지만 모두 패했다. 두 사람의 경기는 일본 스모 요코즈나 출신 선수와 한국 씨름 천하장사 출신 선수의 경기로 양국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입식격투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아케보노는 종합격투기 무대에도 진출했지만 통산 4전 4패의 성적으로 은퇴했다.

이후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에 뛰어들어 거구를 활용한 화려한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아케보노는 2017년 프로레슬링 경기를 마친 뒤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가 심부전으로 끝내 세상을 떠났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스모계의 거인이자 자랑스러운 하와이인, 미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였던 아케보노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추모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