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노영민 제치고 공천장…정우택 '돈봉투' 파문도 당선 일조

이강일(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충북 정치1번지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화제의 당선인] 충북 정치1번지 청주상당 새 주인공 이강일
이 당선인은 10일 치러진 청주상당 총선에서 국민의힘 서승우 후보를 따돌리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상당구는 충북도청 소재지이자 과거 청주의 유권자 절반 이상이 거주해 충북 정치 1번지로 통한다.

선거 때마다 관심이 쏟아지는 이 선거구에서 연초만 해도 이 당선인을 최후의 승자로 점친 사람은 드물었다.

본선 진출부터 쉽지 않아 보였다.

2022년 7월부터 청주상당지역위원장을 맡아 인지도를 넓혀왔지만, 공천 경쟁 상대가 지역 민주당의 맹주 격이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이다.

청주흥덕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지역 민주당의 얼국 격인 노 전 실장은 2022년 충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뒤 청주상당 총선 출마로 방향을 잡고 4선 고지를 향해 표밭을 갈아왔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경선에서 노 전 실장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공천장을 거머 쥐었다.

그렇다고 해도 사실상의 정치 신인이어서 이 지역 현역이자 6선에 도전장을 던진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과의 대결은 버거워 보였다.

이 때문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국민의힘이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 의원의 청주상당 공천을 전격 취소하고 청원 선거구 당내 경선에서 낙천한 서승우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대타로 투입한 것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부지사까지 역임한 서 후보도 지역 내 인맥이 두터워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막상뚜껑을 열어보니 이 당선인의 낙승으로 끝이 났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 당선인은 1세대 벤처기업인 출신이며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6대 서울시의원이 됐다가 열린우리당을 거쳐 민주당에 둥지를 튼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정치 행보와 관련, "한나라당의 영입 제안으로 정치를 시작했지만, 정체성에 맞지 않아 탈당했고, 열린우리당의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당은 입당이 아니라 사실상 복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인공지능 관련 산업유치와 R&D 지원으로 4차 산업을 선도하고, 청주 지역경제의 한 축인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공정 증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지역화폐 및 온누리상품권 발행규모 확대, 지역상생 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지원과 기반 조성, 기업 대상 청년인력 유치지원금 혜택 부여, 근로자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상조휴가법' 신설 등을 약속했다.

이 당선인은 "국회의원으로 선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의정활동의 목표는 '국민 속으로', '주민 곁으로'이다.

국민이 필요로하는 정책, 지역주민이 바라는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청주의 미래, 상당의 미래를 반드시 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