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10일 제주지역 230개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4·10 총선] "우리 아픔 알아주는 사람 됐으면"…제주 곳곳 투표 순조
유권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제주시 142곳, 서귀포시 88곳의 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학교, 경로당, 체육관 등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기 시작했다.

제주국제교육원에 설치된 삼도1동 제1투표소를 찾은 강정자(86) 할머니는 "선거날 빠지지 않고 반드시 투표하러 간다"며 "자주 오는 기회도 아닌데 할 일을 꼭 하면서 사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잘 살게 해주면 제일 좋다.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 우리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선거에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근 중앙초등학교에는 새벽 운동을 나선 김에 교내 체육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까지 마치는 주민들이 많았다.

삼양초등학교에 있는 삼양동 제2투표소에서는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가족 부축을 받거나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에 들어서기도 했다.

이날 아침 일찍 투표하러 온 유권자 대다수는 60대 이상의 고령자였지만 20∼30대 유권자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4·10 총선] "우리 아픔 알아주는 사람 됐으면"…제주 곳곳 투표 순조
이른 아침 부모님과 함께 투표소를 찾아 생애 첫 투표에 참여한 허희영(20·여)씨는 "아직 제 나이가 실감이 잘 안 나는데, 투표하고 나니 이제 제가 스무살이구나 싶다"며 "당선인은 공약을 잘 이행하고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도 투표 행렬에 동참했다.

제주동여자중학교에 설치된 일도2동 제6투표소를 찾은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 우진나(37·여)씨는 "한국에서 산 지 10년이 됐는데 이번이 세 번째 투표"라며 "(당선인이) 다문화가정과 아이들의 복지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투표소감을 전했다.

제주의 부속섬인 '섬 속의 섬' 추자도와 우도, 비양도, 가파도 등에서도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추자도 대서리경로당과 신양1리경로당, 우도면사무소, 비양리경로당에, 가파리경로당 등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 부속섬의 선거인 수는 추자도 1천471명, 우도 1천456명, 비양도 133명, 가파도 201명 등이다.

[4·10 총선] "우리 아픔 알아주는 사람 됐으면"…제주 곳곳 투표 순조
국토 최남단 섬인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는 투표소가 마련되지 않아 81명의 선거인 대부분이 사전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에는 주소지만 둔 채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주민들이 절반 이상에 달해 섬 안에 투표소가 운영되지 않는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의 제주지역 선거인 수는 모두 56만4천524명,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인 수는 총 56만6천611명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인 수가 차이 나는 이유는 일부 선거권자 중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권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5∼6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는 제주에서 16만1천493명이 참여해 28.5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율인 33.78%보다 낮았지만, 제주에서 실시된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