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 쓰촨성 워룽 선수핑 기지로 간지 엿새째를 맞았다. 푸바오의 현지 적응 모습이 속속 국내로 전해지는 가운데 벌써 '푸공주'의 신랑감이 누구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중국은 멸종위기종인 판다의 보전을 위해, 세계로 보냈던 판다들을 짝짓기가 가능해지는 만 4살 전후로 돌려받아 개체 번식에 힘쓰고 있다.유력한 신랑감으로 거론되는 '위안멍'은 2012년 중국이 프랑스에 임대해준 판다 환환과 위안자이 사이에서 2017년 태어난 쌍둥이 중 하나다.한 마리는 태어난 지 2시간 만에 죽었고 위안멍만 건강하게 살아남았다.한때 푸바오의 남편감으로 중국 내 판다 인기순위 1위인 멍란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푸바오와 먼 친척이라 불발됐다고 알려진다. 판다는 개체수가 적기 때문에 친척과 짝이 되지 않도록 중국에서 각별히 관리하고 있다.위안멍은 프랑스에서 '어린 왕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푸바오보다 더 천방지축이었던 탓에 국내 일부 네티즌은 '거지 왕자'로도 부르며 관심을 보였다.게다가 당시 초보 엄마인 환환이 털을 반대 방향으로 핥아주는 바람에 늘 부스스하게 언론에 노출됐다. 마치 곱슬인 듯한 상태의 털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냈다.위안멍은 코로나19로 중국 반환이 늦어져 지난해에야 돌려보내졌다. 푸바오와는 나이와 반환 시기가 비슷해 현재 유력한 짝짓기 후보로 부상 중이다.중국 관영매체 ‘월간 중국’에 따르면 푸바오는 워룽선수핑기지에서 한 달간 격리된 뒤 주요 판다 기지 중 한곳에 정착한다.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푸바오가 새 보금자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나무 사이에 숨거나 앞구르기만 한다며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재 푸바오 담당 사육사 쩡원은 베테랑으로 알려졌다.쩡원은 15년 경력의 사육사로 그의 손을 거쳐 간 판다가 150마리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쩡원 사육사는 "푸바오는 만 4세가 안 된 준성체 판다로 엄마와 떨어져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성숙이 덜 됐기 때문에 짝짓기 계획은 없다"고 했다.판다는 임신과 출산이 어려운 동물이다. 가임기가 1년에 딱 한 번 뿐이며 보통 3~4월 경에 1~3일에 불과하다. 이때 짝짓기에 성공하면 약 4개월 간의 임신기간을 거쳐 7~8월에 출산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판다의 생일이 이 기간에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위안멍의 생일은 8월 4일이며 푸바오 또한 생일이 7월 20일이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에버랜드가 푸바오 등 판다 가족을 사육하는데 4년 동안 최소 70억원이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다를 임대하면 임대료 개념의 보호기금을 매년 지불해야 한다.에버랜드 역시 중국에서 판다를 빌려오면서 해당 비용을 매년 냈다.에버랜드는 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데려와 1년에 100만달러(약 13억5000만원)의 보호기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바오가 4살이 된 현재까지 400만달러(약 53억8000만원)의 돈이 들어간 셈이다.또 푸바오처럼 해외에서 새끼 판다가 태어나도 중국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에버랜드 역시 푸바오가 테어나면서 일회성으로 50만 달러(약 6억7650만원)를 전달했고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 후이바오늬 탄생으로 30만 달러(약 4억590만원)의 보호 기금을 일회성으로 지불한 상황이다. "에버랜드, '푸바오 열풍'에 큰 수익 올렸을 것" 식비도 만만치 않다. 판다가 주로 먹는 것은 대나무다. 에버랜드는 경남 하동 산립조합에서 주 2회씩 대나무를 공수했다. 연간 비용으로 약 2억원이 소요됐다. 4년으로 계산하면 최대 8억원이다.이밖에 시설 유지비, 사육사 인건비 등을 합산하면 비용이 더욱 불어나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70억원대 예산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하지만 에버랜드가 이른바 ‘푸바오 효과’로 더욱 큰 수익을 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2021년 3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푸바오 열풍’이 일면서 6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49.9% 늘었다.실제로 지난 2021년 1월 푸바오가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된 이후 지난달 3일까지 판다 월드를 찾은 방문객 수는 550만명이 넘는다. 판다 월드만을 입장하기 위한 별도 입장권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6만2000원 가량의 에버랜드 종일권을 구입해야 한다.푸바오와 관련한 굿즈, 도서 등을 통한 부가적인 수익도 쏠쏠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에버랜드는 그간 푸바오 굿즈 400여종을 출시해 완판 행렬을 이었다. 푸바오 관련 도서만 보더라도 총 5권인데 20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간밧타나(がんばったな, 힘냈구나) 샹샹."'푸바오'가 1354일간 한국에서의 '판생'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난 가운데 앞서 일본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암컷 자이언트 판다의 근황이 푸바오 팬 '푸덕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2011년 중국에서 온 아빠 리리와 엄마 싱싱 사이에서 태어난 샹샹(香香·6세)은 한국의 푸바오처럼 일본 현지에서 자연교배로 태어난 판다다.2017년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태어난 샹샹은 푸바오보다 50g이 더 적은 147g의 몸무게로 태어났으며 만 24개월이 경과되는 2019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많은 시민들의 요구와 함께 코로나 19 이슈 등의 이슈로 5살이 지나 귀환했다.귀여운 외모로 우리나라의 푸바오처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2월 일본 팬들의 눈물 속에 먼저 중국으로 떠나 현지 적응 과정을 거쳤다.귀환 판다는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7~8개월 적응과정을 거친 후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당시 일본에서는 샹샹의 생일인 6월 12일에 맞춰 이를 축하하는 기념 패키지를 출시했으나 샹샹의 적응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관람객에게 모습을 드러냈다.최근 SBS TV 동물농장 유튜브에 올라온 샹샹은 일반 판다들과 다름없었으나 뜻밖의 포인트로 푸덕이들을 오열하게 했다.해당 동영상에는 중국 판다 연구기지를 찾은 한 일본인 관광객이 샹샹에게 큰 소리로 "간밧타나, 샹샹"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평소처럼 대나무 먹방을 하고 있던 샹샹은 8개월만에 일본어가 들리자 먹던 것을 멈추고 귀를 쫑긋하더니 얼음처럼 굳은 얼굴이 됐다. 아기 판다 시절 늘 듣던 익숙한 일본어를 기억하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한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먹는 것도 잊고 있던 샹샹은 관람객이 있는 아래까지 이동해 내려왔다.일본어를 알아듣고 자신들 근처로 다가온 샹샹의 모습에 일본인 관광객들은 일제히 흐느꼈다. 관광객들 코앞까지 다가온 샹샹은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네는 느낌이었다.이 광경을 스튜디오에서 보던 산다라박은 "이 장면이 미래의 푸바오를 연상시켜서 푸덕이들이 많이 울었다"며 다시금 눈물을 훔쳤다.현장에 있던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역시 슬픈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 낯선 환경은 물론 새 사육사의 낯선 언어에 당황할 것에 대비해 미리 독학한 중국어를 미리 들려주는 섬세함을 보여준 바 있다. 앞서 미국에서 2019년 반환된 판다 베이베이는 현지 사육사의 중국어를 못 알아듣고 영어에만 반응했다는 일화가 전해진 바 있다.중국으로 귀환한 지 5일째를 맞은 푸바오의 생일은 7월 20일이다.이때 푸바오를 직접 보기 위해 청두에 가고 싶다는 국내 팬들의 바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에버랜드는 푸바오를 만나기 위한 여행 패키지 '푸키지'를 위한 수요조사를 하고 있으며 여행사들은 청두 여행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변수는 푸바오의 현지 적응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다.현재 국적사 중에는 청두 운항이 가능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뿐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인천~청두 주 4회(월·수·목·일) 일정으로 직항편이 재개된다. 10월 14일부터는 증편해 매일 운항한다. 중국 국적사는 쓰촨항공이 주 3회(화·목·토), 에어차이나가 주 7회를 운항 중이다.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에어차이나는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편이 있고 이외에는 주요 중국 국적사들의 경유 편이 있다.현재로서는 푸바오가 새로운 보금자리에 이동하더라도 언제부터 민간에 공개될지는 알 수 없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5일 공식 웨이보(중국판 엑스)에 "푸바오가 쓰촨성 워룽 선수핑 기지로 와 이틀 동안 천천히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있다"면서 사진 8장과 짧은 영상 한 개를 올렸다.선수핑 기지 측은 귀국 초기 한국식 사육방식에 따라 푸바오를 돌본 뒤 점차 기지식 사육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선수핑 기지의 쩡원 사육사는 "푸바오의 적응 상황에 따라 일반 공개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