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증권가는 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1분기 영업실적이 예상대로 부진했으나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판매가격이 내려가면 주요 고객사가 재고 비축에 나설거란 전망에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형 전지는 원통형 전지의 평균판매가격(ASP)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도 주요 고객사(테슬라)의 재고비축 수요 증가로 전분기 대비 약 15% 성장했다"며 "자동차 전지는 폴란드 공장의 저조한 가동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미향 수요가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6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5% 줄어든 1573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생산세액공제(AMPC) 1889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셈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은 계절적 수요에 따른 비수기 및 뚜렷한 수주가 없어 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보기술(IT) 및 기타 부문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고객사인 애플의 주요 기기 판매량 부진에 따라 11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 2분기부터 주요 고객사가 본격적인 재고 비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분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이 회복되진 않겠지만, 올 하반기로 갈수록 외형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GM, 현대차, 르노 등 더 다양한 고객들의 재고비축이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한 자동차 전지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0%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판가가 같은 기간 20% 하락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낮아진 평균판매가격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전 사업 부문에서 재고비축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럽 테슬라 모델Y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주니퍼' 출시, 46시리즈 양산 시작 및 수주 모멘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