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삼성전자 '깜짝실적'·LG전자 '양호실적'…LG엔솔은 실적 둔화
'작년 최대실적' 현대차·기아 선방…'불황' 석화·철강 계속 부진
1분기 기업 실적시즌 개막…반도체 '맑음', 배터리 '흐림'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의 터널을 지나온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대폭 개선되는 반면, 호실적을 이어온 배터리 업체들은 고전하는 등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 '반도체 봄' 왔다…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5조원대로 높아진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다.

또 작년 연간 영업이익 6조5천700억원도 웃돌았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산한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더해 모바일 사업도 갤럭시 S24 판매 호조에 스마트폰 출하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삼성전자의 잠정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37% 증가한 71조원을 기록하며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 70조원대를 회복했다.

1분기 기업 실적시즌 개막…반도체 '맑음', 배터리 '흐림'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 3천46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1분기에도 추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7천76억원이다.

최근 들어서는 2조원대(KB증권 2조2천190억원, DB금융투자 2조3천672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이 정도 실적이 나오면 SK하이닉스는 2022년 3분기(1조6천605억원) 이후 6개 분기 만에 조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한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1조959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구독 등 새로운 사업 방식 도입과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대가 시장 수요 회복 지연 등의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영업이익도 1조3천329억원으로 1분기 기준 2020년 이후 5년 연속으로 1조원을 넘기며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갔다.

◇ 자동차, 올해도 호실적 예상…잘나가던 배터리 '주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와 기아도 전년 대비 성장은 제한적이어도 호실적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조5천359억원, 2조6천800억원이다.

분기 최대 실적을 쓴 작년 1분기보다는 각각 1.58%, 6.75% 줄어든 수준이지만 역기저 효과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전망치는 현대차가 작년 동기보다 4.7% 증가한 39조5천580억원, 기아가 4.3% 증가한 24조7천6억원이다.

실적 역기저 효과 부담과 글로벌 도매 판매 및 내수 부진에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제품 믹스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증가, 기아는 H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호조가 긍정적인 요인이다.

1분기 기업 실적시즌 개막…반도체 '맑음', 배터리 '흐림'
마찬가지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터리 업계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에 실적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5일 공시한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1천57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2% 급감했고, 매출도 6조1천287억원으로 29.9% 줄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1천889억원을 제외하면 분기 영업손실 31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도 부진이 예상된다.

현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39.3% 감소한 2천278억원이다.

극심한 시황 침체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업종들은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실적 개선도 늦어지고 있다.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이 맞물려 불황이 이어지는 석유화학업계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1분기 롯데케미칼 영업손실 전망치는 1천21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확대가 예상되며, LG화학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1분기보다 74.4% 급감한 2천22억원이다.

비슷하게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은 철강업계도 부진이 지속되나 기저 효과로 전 분기보다는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천941억원이다.

작년 동기의 7천47억원 대비 29.9% 적으나, 전 분기의 3천43억원보다는 62.4% 많다.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87억원으로, 2천291억원 영업손실을 낸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다만 이는 작년 1분기의 3천339억원보다는 73.4% 줄어든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