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LIV제공
앤서니 김. LIV제공
공백기가 너무 길었던 탓일까. 12년의 은둔 생활을 접고 지난달 LIV골프를 통해 필드로 돌아온 미국교포 앤서니 김(39)에게는 골프 규칙을 습득하는 것도 또 하나의 과제다.

앤서니 김은 4일(현지시간) LIV골프 마이애미대회(총상금 2500만달러)를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앤서니 김은 이날 더스틴 존슨(40·미국)과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존슨으로부터 벙커 안 느슨한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규칙을 알게 됐다”며 “대회에 출전하면서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에게는 스윙 분석기인 트랙맨도 생소한 장비다. 앤서니 김은 “트랙맨을 몇 번 사용했다”면서도 “나는 그 모든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장비들을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지만 너무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나는 단지 홀에 공을 넣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앤서니 김이 기자회견에 나선 건 복귀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대회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고 이어진 홍콩 대회에도 출전했지만 당시 그의 기자회견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미국 골프닷컴도 “12년 전 앤서니 김이 대회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라고 주목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아내(에밀리)와 딸(이사벨라)이 함께했다. 특히 이사벨라의 탄생은 앤서니 김이 다시 필드로 돌아오는 원동력이 됐다. 앤서니 김은 “재정적이 아닌, 정서적으로 딸을 지원하고 곁에 있으려면 내 삶과 하는 일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버지가 된 것은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이며 나는 그녀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LIV골프 마이애미대회는 5일부터 사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파72)에서 열린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