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남식 교수 "가자전쟁에 엔드게임 없어…휴전·종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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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연정, 전쟁에서 생명연장 추구…하마스 궤멸도 어려워"
"이번 가자전쟁, 과거 분쟁과는 판이한 양상으로 전개"
"한반도 정세와도 무관하지 않아…韓, 국제 변화 살피며 전략 수립해야" 중동 전문가인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는 장기화하는 가자 전쟁에 대해 과거와는 양상이 다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이 전쟁에서는 '엔드게임'(최종 단계)이 없다면서, 당분간 휴전이나 종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튀르키예 국립 보아지치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체류 중인 인 교수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6개월을 사흘 앞둔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휴전이나 종전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다수를 극우 강경파가 장악한 이스라엘 내부 상황,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 분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명확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게 그가 근시일내 휴전과 종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인 교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극우·보수 연정은 이번 전쟁에서 정권의 생명 연장이라는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생명 연장이 안 된 상태에서 전쟁 상황이 안정되면 하마스 기습 피해부터 책임을 추궁받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맹방' 미국의 거듭된 자제 촉구에도 이스라엘 정권이 선명성 차원에서 대(對) 하마스 투쟁 구도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인 교수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가자 전쟁이 커다란 악재라면서 "인권 문제에 관심이 큰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전쟁을 이어가려는) 네타냐후 총리 간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 교수는 또 2005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래 19년간 여러 차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있었지만, 이번 전쟁은 완전히 판이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은 그동안 하마스를 공격할 때 자국 피해의 10배 정도를 되갚아주는 보복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3만2천명 이상으로 자국 피해의 20배가 넘는데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인 교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원인으로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 기습 자체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충격적인 수준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인 교수는 "이스라엘은 상상도 못 한 형태의 공격을 받은 데다 자국민 200명 넘게 인질로 끌려간 미증유의 상황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궤멸하겠다고 나섰지만 계속 재생산되는 하마스 조직을 어떻게 없애겠느냐"라며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엔드게임,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전 끝에 종전 상황이 와도 이스라엘에 반감을 가진 가자 주민의 뜻을 거스르며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방안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이스라엘에서는 가자 주민을 전부 외부로 이주시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종전 이후의 '청사진'을 그리기가 극도로 어렵다는 게 그는 분석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자국을 둘러싼 헤즈볼라와 후티 등 친이란 세력의 안보 위협까지 국제사회에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인 헤즈볼라나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스라엘과 앙숙인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의 개입으로 분쟁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함으로써 이란을 견제할 필요성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인 교수는 "국가 간 분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개입을 시도할 수 있지만, 헤즈볼라나 후티 등 비국가 행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교전을 벌이는 패턴은 다자간 국제 질서에서 멀어져 있다"고 언급했다.
중동 분쟁이 확산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최근 잇따르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행위에 대해 인 교수는 "상황을 이용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IS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인 교수는 중동 분쟁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해도 무관한 이슈는 아니라면서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분쟁 이슈에 정밀한 입장을 세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 교수는 "가자 전쟁을 계기로 후티 반군이 홍해 도발을 지속하며 미치는 항행 위기가 생각보다 우리 기업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서방의 반응을 보고자 저강도 분쟁을 일으킬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한국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지키면서 국제 질서 변화를 빨리 감지해 스스로 안보 전략을 견고하게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번 가자전쟁, 과거 분쟁과는 판이한 양상으로 전개"
"한반도 정세와도 무관하지 않아…韓, 국제 변화 살피며 전략 수립해야" 중동 전문가인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는 장기화하는 가자 전쟁에 대해 과거와는 양상이 다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이 전쟁에서는 '엔드게임'(최종 단계)이 없다면서, 당분간 휴전이나 종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튀르키예 국립 보아지치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체류 중인 인 교수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6개월을 사흘 앞둔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휴전이나 종전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다수를 극우 강경파가 장악한 이스라엘 내부 상황,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 분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명확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게 그가 근시일내 휴전과 종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인 교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극우·보수 연정은 이번 전쟁에서 정권의 생명 연장이라는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생명 연장이 안 된 상태에서 전쟁 상황이 안정되면 하마스 기습 피해부터 책임을 추궁받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맹방' 미국의 거듭된 자제 촉구에도 이스라엘 정권이 선명성 차원에서 대(對) 하마스 투쟁 구도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인 교수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가자 전쟁이 커다란 악재라면서 "인권 문제에 관심이 큰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전쟁을 이어가려는) 네타냐후 총리 간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 교수는 또 2005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래 19년간 여러 차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있었지만, 이번 전쟁은 완전히 판이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은 그동안 하마스를 공격할 때 자국 피해의 10배 정도를 되갚아주는 보복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3만2천명 이상으로 자국 피해의 20배가 넘는데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인 교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원인으로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 기습 자체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충격적인 수준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인 교수는 "이스라엘은 상상도 못 한 형태의 공격을 받은 데다 자국민 200명 넘게 인질로 끌려간 미증유의 상황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궤멸하겠다고 나섰지만 계속 재생산되는 하마스 조직을 어떻게 없애겠느냐"라며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엔드게임,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전 끝에 종전 상황이 와도 이스라엘에 반감을 가진 가자 주민의 뜻을 거스르며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방안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이스라엘에서는 가자 주민을 전부 외부로 이주시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종전 이후의 '청사진'을 그리기가 극도로 어렵다는 게 그는 분석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자국을 둘러싼 헤즈볼라와 후티 등 친이란 세력의 안보 위협까지 국제사회에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인 헤즈볼라나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스라엘과 앙숙인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의 개입으로 분쟁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함으로써 이란을 견제할 필요성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인 교수는 "국가 간 분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개입을 시도할 수 있지만, 헤즈볼라나 후티 등 비국가 행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교전을 벌이는 패턴은 다자간 국제 질서에서 멀어져 있다"고 언급했다.
중동 분쟁이 확산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최근 잇따르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행위에 대해 인 교수는 "상황을 이용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IS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인 교수는 중동 분쟁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해도 무관한 이슈는 아니라면서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분쟁 이슈에 정밀한 입장을 세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 교수는 "가자 전쟁을 계기로 후티 반군이 홍해 도발을 지속하며 미치는 항행 위기가 생각보다 우리 기업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서방의 반응을 보고자 저강도 분쟁을 일으킬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한국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지키면서 국제 질서 변화를 빨리 감지해 스스로 안보 전략을 견고하게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