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시행한 조계종 은퇴 출가제도로 첫 구족계 수지
제2의 삶을 절에서…평균 64.3세 수행자 4명 정식 승려됐다
60세 안팎의 '늦깎이' 수행자 4명이 대한불교조계종이 도입한 은퇴 출가 제도를 통해 처음으로 정식 승려가 됐다.

4일 조계종에 따르면 은퇴 후 출가한 예비 승려인 사미 1명과 식차마나니 3명이 5년간의 산중 수행을 마치고 2일 구족계를 받았다.

이렇게 스님이 된 4명은 주민등록 기준으로 각각 1955년, 1956년, 1959년, 1966년에 출생했고, 평균연령은 만 64.3세다.

이들은 1년간의 행자 생활을 거쳐 2018∼2019년 사미계·사미니계를 받았다.

또 마지막 교육인 8박 9일의 구족계 수계산림을 무사히 마쳤다.

4명 중 최고령인 영만스님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속에서는 더 찾을 것이 없었다"며 공부를 계속하고 "고민에 빠진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승려로서 인생 이모작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조계종이 사회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하다 퇴직한 만 51∼65세를 대상으로 하는 은퇴 출가 제도를 2018년부터 시행한 덕분이다.

은퇴 출가자가 구족계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2의 삶을 절에서…평균 64.3세 수행자 4명 정식 승려됐다
조계종은 사미·사미니계를 목표로 일반적으로 출가해 수계 교육을 받으려는 이들에 대해서는 '만 13∼50세'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은퇴 출가의 경우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이며 공적연금 또는 개인연금 수혜 예정자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 살인·강도·절도·성폭력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야 한다.

은퇴 출가는 직장 생활 등을 마친 이들에게 제2의 인생을 살 기회를 주고 출가자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도입됐다.

하지만 수행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은퇴자가 승려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불교계 관계자는 전했다.

실제로 5년 수행을 마친 은퇴 출가자 2명이 이번 수계산림 때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포기했다.

구족계 수계산림은 정식 승려가 되기 전 마지막 관문으로 기간은 짧지만 통상 철야 정진을 하는 등 강도 높게 진행된다.

/연합뉴스